광민과 혁이네에 가서 치킨을 먹고 보드게임과 Wii를 하며 신나게 놀았다.무지 하기싫었던 어콰이어를 했는데 결과는 역시나 3등. 이런 머리쓰는 게임은 나한테 안 맞다. Wii는 닌텐도에서 새로 나온 게임기인데 컨트롤 장치를 직접 휘두르면 그걸 센서가 감지를 해서 게임을 진행할수 있다. 콘트롤러에 스피커가 붙어 있는등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어느새 몰입하게 된다. 야구, 볼링, 골프,테니스,복싱 등등 하나하나 해보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두시를 넘겼다. 다 재밌었지만 야구와 테니스가 제일 괜찮다. 홈런을 쳤을때는 정말 기뻐서 하이파이브를 할 정도였다.
 
  비가 내렸지만 봄날씨같이 따뜻해서 학교쪽 철조망을 따라 슬슬 걸어가는데 철조망 너머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흰색배과 회색등에 검은색 줄무늬의 큼직한 고양이가 가로등 불빛아래에서 식빵을 굽고 있었다. 식빵을 굽는다는 것은 다리를 모두 몸쪽으로 말아넣은채 다고곳이 앉은 고양이의 모습이 마치 자르기 전의 식빵과 비슷하다 해서 하는 부르는 말이다. 식빵은 큰 고양이가 구워야 제맛인데 이 고양이는 덩치가 준이보다 더 크고 미묘라 참 보기 좋았다. 철조망 너머이고 사람들 다니는 계단에서도 제법 떨어진 곳이라 방해받지 않는 장소라는것을 아는지 내가 눈을 한참이나 쳐다봐도 도망가지 않고 계속 나를 쳐다본다.  시선을 끌어보려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벽뒤에 숨었다 나왔다 하니 식빵고양이의 고개도 달처럼 나를 따라온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다가 집으로 오니 준이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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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층 사람이 이사를 가면서 집앞에 내놓은 것들이 눈에 띄어 가지고 왔다.

작은 책장과 비디오 테이프들.
댄싱 히어로
열혈남아
뻐꾸기 둥지위로 날아간 새 1,2
시네마 천국 상하
멋진 인생
비디오 헤드 클리너

좁은 방안에 살림은 늘어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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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라이더 히비키를 재미있게 보고있자니 왠지 단련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아 운동을 시작했다.추운 겨울동안은 죽은듯이 지내다 봄이되면 자전거를 타려고 했었는데 26인치 바퀴를 타고 있으면 천천히 가는방법을 잊어버리게 되는것도 원인중의 하나다.

여전히 튼실한 하체에 비해 너무 부실한 상체를 위해 팔굽혀펴기 3세트~ 오랫만에 해서 1세트에 15개가 한계다 OTL.. 너무 가는 팔도 굵어지고 가슴근육도 생기고 복근도 생기고 좋은 운동.

하루에 두끼 든든히 먹고 밤에는 배고파 야식을 먹는 생활의 반복으로 인해 나오는 배를 위해서 하는 복부운동 역시 세세트 되겠습니다. 이쪽은 좀 쉽다.

그외 틈틈히 하는 운동은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사용안하기, 아가씨 짐 들어주기 등등-

한번에 많이 먹는 식습관도 좀 바꿔야된다. 예전에는 지금 먹는것 반만 먹고도 잘 지냈었는데~ 먹는거야 뭐 야채만 먹는것도 좋아하고 단백질 보충은 자취생의 친구 두부와 계란이 있으니 예전처럼 양조절만 잘하면 되겠다.

역시 몸을 좀 움직이야 머리도 맑아지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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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모아 여름방학때 몽골로 갈 생각이었으나 이것저것 알아보다 보니 다 귀찮아졌다. 워크캠프에 참가하려면 모든 일정을 내가 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안에서의 여행이라면 말이 통하니 어디가서 굶어죽기야 하겠느냐만은 처음 가는 외국이고 거기다가 몽골이니 두렵기도 하다. 그 두려움이 무의식속에서 귀찮음으로 바뀌는 과정을 거쳐 귀찮다는 생각이 드는 건지 아니면 진짜 단순히 귀찮아서 그런건지 모르겠다. 여행을 떠날데 챙기는 물건으로 그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물건을 알 수 있다한다. 많은 사람들이 스프링이 있는 침대를 메고 떠날수 없기때문에 여행을 떠나지 않는다고 했다. 자전거 여행에 텐트를 챙긴 나는 '나만의집'이 없으면 역시 불안해지는건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비용으로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패키지 여행을 갈 수도 있다. 그건 돈만 주고 몸만 챙기면 되니 편하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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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머니께서 부산 오신김에 정장을 샀다. 정장이란게 다른 사람이 입고 있는걸 보면 다 똑같아보여서 적당히 싼걸로 사면 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입을것을 사려니 하니 재질과 무늬, 디자인에따라 전부다 미묘-하게 차이가 나서 고르기 여간 힘든게 아니다. 제일 처음에 비싼것을 입어보고 그것보다 아래가격대의 것을 입어보니 왠지 성에 안차고, 이 옷을 입으면 전에 입은게 더 괜찮아 보이는데 대어놓고 비교하면 별 차이 없는것 같고 셔츠와 넥타이를 바꾸면 또 다른 느낌이다.

두군대의 가게에서 일곱벌을 갈아입고 나서야 살수 있었다. 드레스셔츠와 분홍색 넥타이도 같이- 가격은 입문용(?), 부담없는 가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영 싸구려는 아닌 제대로 된 물건을 샀다는 느낌을 주는 가격이다.
 
 정장은 정말 몸을 부드럽게 감싸주는 느낌이다. 얇고 가벼워 맵시를 살려주면서도 따뜻하다. 좋은 옷이구나 하는 느낌이 팍팍든다. 몸가짐도 괜히 바로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발목밴드를 하면 자전거도 탈수 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온 순간 고양이를 안아줄수 없다는 게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내가 정장을 입을일은 자주 없을것이다. 취직을 하더라도 아마 비싸지 않은것을 입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서 소매를 걷어올리고 일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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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 몇일간 아무 생각없이 지냈다. 주말에는 고모님댁에 갔다가 미역국을 얻어먹었다. 생일이었지만 예전 같았으면 일주일전부터 받고싶은 선물리스트를 공지에 띄우고 약속을 잡고 했었겠지만 그냥 생일이구나 하는 생각말고는 덤덤했다. 그래도 몇통의 축하문자(반은 은행과 인터넷쇼핑몰에서왔다)를 받았고 저녁에는 기숙사 친구들과 치킨을 먹고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I'm the boss를 하고 지냈다. 기대하지 않았던 생일케익을 먹은것도 좋았다.

늦었지만 받고 싶었던 선물 리스트(사야할 물건 리스트하고 별 차이가 없다)
고양이 화장실용 모래
겨울용 가죽장갑
2007년 달력
휴대용 자전거 정비도구
탁상용라디오
문자한통

 빛을 본지 24년이나 되었고 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뭘하며 지내야 하나 하고 생각해 봤는데 역시나 그다지 유능한 인간은 아닌것 같고 딱히 하고 싶은것도 없는것 같다. 어릴적에는 매일 조금씩 무언가를 익혀나간다면 어른이 되었을쯤에는 대단한 사람이 되어 있을줄 알았는데 나에게 노력하는 재능은 없었고 그것을 위한 노력도 고등학교 이후로는 한적이 없어서 지금은 그저그런 어른이 되어 가는 것 같다. 이렇게 그저 육일의 노역과 하루의 권태를 반복하다가 다시 흙으로 돌아 가는게 아닌가 싶다.

하지만 나는 아무리 늦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도 정말로 늦은 때는 없다는 것은 알고 있다. 설령 죽기직전이라도 시작을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면 그것은 정말로 늦은것은 아닌것이다.

좋아하는 글을 다시 한번 보며 마음을 가다듬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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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마를 했다. 미용실에서 머리를 한번깍으면 7000원이 든다. 한달은 유지 가능. 이발소에서 깍으면 3000원이고 역시 한달은 유지 가능하지만 회사원 머리 말고는 결과물이 좀 불안하다. 미용실에서 맘에드는 스타일로 자른뒤 그 관리는 이발소에서 매달 하려는 생각으로 미용실에 들렀다가 마음이 갑자기 바꼈다. 파마가 2만원에 두달정도는 미용실 안가도 되니까 같은 그렇게 비싼것도 아니면서 기분전환과 이미지변신을 동시에 노릴수 있다는 계산이 대략 3초만에 이루어졌다.

머리를 말고 지루해서 한시간넘게 이리저리 몸을 비틀고 있다가 드라이를 하고 나서 보니 마음에 든다. 내일은 머리를 감지말고, 모레에 머리를 감고 나면 파마한것이 약간 풀리면서 좀 더 자연스러워 진다는데 지금도 괜찮다.

돈을 들여 머리를 펴는 사람이 있고 돈을 들여 머리를 곱슬거리게 하는 사람도 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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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쯤 자전거를 지하철에 태워 남포동으로 향했다. 먹은것은 나쵸 몇조각 뿐이라 정신이 멍했었다. 지하철역에 내려 뭘 할까하고 고민하다 슬쩍 번화가를 돌아봤는데 새로 생겼다는 크리스피 크림이 보여서 먹어볼까 하고 줄을 섰더니 시식해보라며 하나 준다. 따끈하고 달짝지근한게 맛있어서 더즌을 살까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짐이 얼마나 많아 질지 몰라서 관뒀다.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가서 고로케를 두개 사먹었다. 다섯개에 이천원 하나에 사백원하는(다섯개에 이천원이면 보통은 하나에 오백원에 판다) 맛있는 고로케는 요즘세상에 흔치 않은것이다. 서점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일리아드,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실용 아랍어회화 를 고르니 만원이라 하셨다. 만원에서 팔백원을 빼면 구천이백원이 되고 그것이 지갑속의 전부였다. 돈이 좀 모자라 아랍어회화책을 빼려고 하니 그냥 구천원에 주신댄다. 책을 사고 돈을 찾으러 갈 생각이여서 조금 미안했다. 눈이올것 같이 날씨가 흐렸는데 눈송이가 한 십분동안 조금 날리다가 말았다.

 국제시장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나물모듬과 두부한모를 사고 환공어묵을 이천원치 샀다. 매운맛,새우살,도미살,오징어 등등 여러가지가 종류가 있었다. 이천원친데도 잔뜩 담아준다. 부산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품 상가를 돌며 MRE를 찾았다.요즘 물건이 잘 안나와서 하나에 사천원까지 값을 부른다. 옆가게로 가니 역시 하나에 사천원이라 말을 꺼내는데 세개 만원에 달라고 하니 잠깐 생각을 하다 세개 만원에 합의. 국제시장은 뭔가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일본어도 곧잘 들려오고, 가게 주인들도 왠지 모르게 눈매가 날카로워서 가게에 들릴때마다 움찔-하게 만든다.

 책과 카메라와 반찬과 MRE로 가방이 가득차고 약간 따뜻하던 날씨는 쌀쌀해졌지만 모처럼 자전거를 가지고 온김에 여기저기 둘러봤다. 태종대까지 가볼까 생각했지만 영도다리를 건너며 그 생각은 자전거를 휘청이게 만드는 엄청난 바람에 날려갔다. 사진을 찍는데 비니가 벗겨질뻔했다. 추위에 이를 떨며 되돌아가는데 사람이 갑자기 자전거 앞에 나타나 브레이크를 세개 잡았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뒷 브레이크 레버가 끊어졌다. 자전거방에 들러서 수리를 받았다. 레버한쪽과 케이블 교환, 만원. 브레이크는 잘 안듣고, 오르막길에서는 무지 힘들고 작은 주제에 그렇게 가볍지도 않은 자전거지만 다루기 쉽고,지하철에도 실을수 있고, 타고 다니면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노랗고 작은 자전거가 나는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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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가되면 이브나 크리스마스때는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이 생긴다. 그냥 빨간날이 아닌것이다. 작년에는 포장마차에서 누님들과 함께 꼬지와 오뎅을 팔았었다. 올해는 뭘 할까 하고 기말고사 시작 15시간전에 고민을 한다.

1. 가족과 함께 보낸다. 진주로 돌아간다. 밤에는 남정네들과 여자친구없음을 한탄하며 술을 마시게될것이다.

2.고모님댁에 간다. 친척동생들과 사이좋게-

3.다이하드 시리즈와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를 보며 준이와 둘이서 오붓하게 보낸다.
스타워즈 6부 전편이나 반지의 제왕도 나쁘지 않을것이다.

4.공부를 한다. 니체를 좀 더 읽거나, DDC를 외우거나 영어공부와 중국어공부를 시작하자. 취업전쟁은 이미 시작되었다.

5.단기알바를 구해서 돈을 번다.

6.22일쯤 서울에 올라가서 몇일 머물며 서울여행을 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하윤식에게 밥을 사준다. 딱히 스케쥴이 안잡히면 25일에 기차를 타고 부산이나 진주로 내려간다.

현재로서는 6번안이 제일 유력하다. 근데 다들 송년회로 바쁠것 같아서 일정짜기가 어려울것같다. 3번안은 굉장히 우울해질것같으니 기각. 둘만으로는 부족한 때가 가끔 있는것이다.  4번안 역시 같은 이유로 기각. 알바자리가 눈에 띄면 5번을 선택한 뒤 내년에 서울에 가는것도 나쁘지 않겠다.

거의확정안(96%)
23일 진주로 가서 잼파티 참가, 준이는 후배에게 맡긴다.
24일 적당히 남정네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스타워즈어때-_- 아님 데드얼라이브라던가?
25일 진주에서 서울로 올라간다.
26~30 서울여행
31 다시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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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의 시간들은,  정지해 있는것 같아서 무슨일을 해도 영원할것 같았는데, 지금의 시간들은 너무 빨리 지나가버린다. 딱히 하고있는일도 없는데..바쁘지도 않은데. 시간이 점점 가속을 붙여나가다보면 어느새 늙어 죽기직전이 아닐까. 망설이고 있기에는 준비만 하고 있기에는 시간이 너무 모자르다. 나이가 들어버리면 할 수 없는 일이 많아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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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불속은 봄
방안은 가을
욕실은 겨울
가스비 아끼려다
오늘도 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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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역에서 100원에 팔길래 검은색으로 하나 샀다. 딱 100원정도면 적당한 가격이라고 생각했었다. 모자가 어울리지 않는 두상이라(머리가 작은편이 아니고, 광대뼈가 튀어나왔다)거의 쓰지 살아왔는데 산김에 쓰는 법을 여러모로 연구해보니 그럭저럭 마음에 든다, 겨울을 맞아 수염도 질리지 않고 기르고 있으니 구닥다리 영화에서 묘사하는 좀도둑의 이미지.  모자 쓰고 다니니 따뜻해서 좋긴한데 잠이 잘 와서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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