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본되어 들어온 과년도 연속간행물 정리

과학동아,켄터베리 이야기 읽음

아침 7시 일본어학원이라는 초강수 덕분에 잠이 부족해서 그런지 계속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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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본할 책을 모아둔 서가를 정리하고, 남은 시간에는 일본어를 공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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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손님,건축잡지 찾는 손님,분류번호 안내
그외 에는 일, 일만했다. 눈이 아플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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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랫만에 출근했다. 여전히 사람없고 조용한것은 똑같았지만 내가 출근하면 퇴근하는 공익근무요원이 다른 사람으로 바뀌었고 복사기가 새것으로 바뀌었으며 화분이 조금 더 늘어났다. 이제 종이걸리는 문제로 나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겠지.

일본어공부를 좀 하고 켄터베리 이야기를 읽을 계획이었지만 준비된 일이 있어서 좀 하다보니 시간이 금새 지나가버렸다. 내일도 해야 겨우 끝마칠수있겠다. 친구가 찾아와서 출력을 부탁한 명함을 주었고  선물(빵)도 주고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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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도서관정보대회(WLIC)개요

이 대회의 명칭은 국제도서관협회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Library Associations and Institutions : IFLA)대회에서 2003년부터 세계도서관정보대회(World Library and Information Congress)로 바뀌었다.
이 대회는 매년 8월 세계 각국으로부터 150개국 5,000여명 도서관인 및 관계자들이 함께 모여 새로운 지식을 공유하는 전 세계도서관인들의 축제이자 배움의 장이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에는 도서관과 정보에 관련된 전문직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로부터 많은 인사들이 참석하고 있다.
세계도서관정보대회의 개최목적은 회원간의 협력, 조사, 연구, 개발 등 IFLA활동에 따른 성과물의 고유 기회를 마련함과 동시에 전 세계 도서관인들의 이해 증진을 위한 만남의 광장을 제공하는데 있다.
IFLA의 부(Division), 분과(Section)에서는 다양한 주제의 세션(Sessions), 라운드테이블, 워크숍, 토론그룹 회의 등이 열린다.


WLIC 2006 서울대회의 의의

2006년 세계도서관정보대회: 제72차 국제도서관협회연맹대회" 가 8월 20일부터 24일까지 서울 COEX에서 열린다. 
이 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21세기 핵심 지식기반이 될 도서관의 전 세계 지도급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국제행사로서, 우리는 WLIC2006서울대회를 통하여 지식기반 산업 발전의 전기 마련 및 한국 도서관계의 세계적 홍보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도서관문화의 국제적 위상 제고,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지도적 지위 확보와 계기를 마련함과 동시에 도서관 문화와 지식정보 기반산업의 시대적 중요성에 대한 국민의식을 고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도서관계 관계자의 방문으로 국내 도서관계의 획기적인 발전은 물론, 한국에 대한 이해와 성숙한 문화를 자연스럽게 소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국제 도서관계 인사 4,000여명 이상이 모이는 국제회의로서, 대회 참가자들이 1주일 이상 한국에 체류함에 따라 숙박, 교통, 관광수익 등 실질적 부가가치 증대효과도 아울러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국의 모든 도서관인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WLIC2006서울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도서관계와 관련 문화계의 사기 진작과 자긍심 고양 그리고 전문직으로써의 자질을 배가 시킬 수 있는 뜻 깊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도 WLIC2006서울대회 개최의 큰 의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06서울 WLIC 대주제

도서관 : 지식정보사회의 역동적 엔진
Libraries : Dynamic Engines for the Knowledge and Information Society

주제배경
도서관들은 급속한 세계의 흐름에 부응하여 21세기의 정보센터로서 그 역활을
수행하기 위하여 도서관학자 및 전문가들과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우리는 도서관인들이 지식정보사회에서 역동적인 엔진으로서 역할을 수행하여야 하며,
이는 새 시대의 도서관학자와 전문가들의 소임이라고 생각하여 이 주제를 선정하게 되었다.

WLIC 개최국 및 개최 예정국의 대주제

2000     Jerusalem, Israel       미래의 도서관 창조를 위한 국제협력
2001    Boston, USA              도서관사서 : 지식사회에서의 중요한 역할
2002    Glasgow, UK              삶을 위한 도서관 - 민주주의, 다양성, 전달
2003    Berlin, Germany          억세스 포인트로서의 도서관 - 미디어, 정보, 문화
2004    Buenos Aires, Argentina    도서관 : 교육과 발전의 도구
2005    Oslo, Norway             도서관 : 발견의 항해
2006    Seoul, Korea              도서관 : 지식정보사회의 역동적 엔지
2007    Durban, South Africa   미정
2008    Quebec, Canada        미정


대회일정

2006년 8월 20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2006서울세계도서관정보대회는 약 200여개의 세미나 및 워크샵, 국내외 200여 도서관·정보 관련기업이 참가하는 전시회, 문화의 밤, 각종 문화행사, 문화관광부 리셉션, 서울특별시장 리셉션, 포스터세션, 도서관방문 등의 다양한 공식 일정으로 진행된다.
(8월 18일, 19일, 25일, 26일에는 8월 20일-24일 사이에 진행되는 본일정 외의 상임이사회, 조정위원회, 임원회의, 이사회 등이 개최된다.)

각종 세미나, 워크샵 발표내용 및 시간, 발표자 등의 상세 정보와 대회 기간 중의 상세 일정은 아래와 같으며, 발표논문은 현재 꾸준히 업데이트 되고 있다. 발표논문 원문은 본 홈페이지와IFLA 공식 홈페이지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출처 :2006서울세계도서관정보대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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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행사의 자원봉사자로 일하게 되었습니다. 시간되시는 분들은 놀러오세요-라고 말하고 싶지만 일반인 위주의 행사가 아니라 도서관계의 높으신분들이 모여서 이런저런 전시나 발표등을 통해 정보교환을 하고 멀리까지 온김에 덤으로 개최국 관광도 하는 행사다 보니 감히 "40만원 상당의 참가비를 내고 놀러오세요-_-" 라고 말 할수 없습니다.
자원봉사를 통해 세계도서관계의 권력의 중추에 접근 처음으로 해보는 국제행사 봉사활동이다 보니 기대가 큽니다. 봉사활동하면서 있었던 일이나 소감등을 올릴 계획입니다. 기대는 하시되 실망은 하지 말아주세요.

국제도서관협회연맹 개요

국제도서관협회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Library Association and Institutions: IFLA)은 도서관의 활동 전반에 걸친 국제적 상호이해 증진과 협력, 조사, 연구개발을 진흥시키기 위해 1927년에 설립되었다.우리나라는 1955년 한국도서관협회가 정규회원으로 가입하였고 현재 북한을 포함하여 전 세계 154개국 약1,700여 개의 협회 및 기관회원이 가입되어 있다. IFLA는 도서관운영에 관한 국제기준의 개발, 보급 등에 힘쓰고 있으며 수많은 도서관과 정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IFLA의 주요활동

  ○ 도서관직 진흥
      (Advancement of Librarianship, ALP)
  - 개발도상 지역의 도서관전문직, 도서관
, 정보서비스를
    개발하고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 저작권 및 기타 법률문제
    (Committee on Copyright and other Legal Matters, CLM)
   - 도서관 전문직이나 실무 및 이용자들의 저작권과 지적소유권 문제에 대하여 
      효과적인 운영을 위하여 제안되었다.

  ○ 자유로운 정보접근과 표현의 자유
  (Free Access to Information and Freedom of Expression, FAIFE)
  - 도서관 차원의 자료 수집 및 배포와 지적 자유와 관련하여 기본적인 경각심을 높이고
      문서로 표현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표준서지를 위한 IFLA-CDNL 협력
    (IFLA-CDNL Alliance for Bibliographic Standards, ICABS)
  - 각종 서지자료와 연관된 종전의 기준들을 유지, 개선하고
      각 기준 상호간의 조율을 그 목적으로 한다.

  ○ IFLA 유니마크(IFLA UNIMARC)
   - 서지자료의 국제교환이 용이하도록 IFLA에서 자체 개발한
     국제서지통정(Universal MARC format:UNIMARC)의 개발, 유지를 그 목적으로 한다.

  ○ 자료보존(Preservation and Conservation, PAC)
  - 모든 유형의 도서관 자료를 가능한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출처 :2006서울세계도서관정보대회 홈페이지

정말이지, 고양이와 비교되는 것은 즐거운 일은 아니다. 특히 결점투성이 인간이 결점이 거의 없는 고양이과 동물에 비교 될 때는 말이다, 예를 들어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사실 사람은 항상 거짓말을 한다. 고양이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나라를 위한답시고, 신을 위한답시고, 그 밖의 온갖 이유를 대서 기꺼이 다른 사람을 죽인다. 고속도로에서 깜박이를 안 켜고 내 차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상대를 죽이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이다. 고양이도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고양이를 죽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자기 털을 곧두세우고 공습경보를 울려대듯 야옹거리며 귀를 곧추세오는 것이 전부다. 이런 것도 자기 영역을 지키거나 음식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종종 잔인해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의도적일 때도 있고, 자기도 모르게 그럴 때도 있다. 고양이가 사람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곤 혼자 있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힐 때뿐이다. 이런 행동은 고양이에게는 안도감을 주겠지만, 불완전한 인간에게는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사람은 친구나 배우자, 상사, 심지어 안면만 있는 사람까지 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낮춘다. 반면 고양이는 그러한 감정적인 관계에 있어 상대적으로 독립적이다. 그 결과, 개인적인 친분과 애정 표시 같은 문제에 대해 고양이는 자연히 더 높은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이 모든것을 고려할 때 고양이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우월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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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게더스라는 소설가이자,시나리오 작가,방송작가,책발행인겸 노튼의 전기작가 가 자신의 스코티쉬 폴드종 고양이 노튼에 대하여 쓴 3부작중 2부 '프로방스에 간 낭만고양이A Cat Abroad'중에서
1부 파리에 간 고양이 The Cat Who Went to Paris
2부 프로방스에 간 낭만 고양이 A Cat Abroad
3부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The Cat Who'll Live Forever

침묵을 마주하여/에밀 시오랑

오로지 침묵만을 높게 평가하는 데까지 도달한다는 것은 삶의 테두리 밖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의 본질적인 표현이다. 위대한 구도자와 종교 창시자들이 침묵에 경의를 표하는 원인은 일반적으로 생가하는 것보다 깊은 뿌리를 가지고 있다. 침묵에 경의를 표하려면,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것이 참을 수 없고 복잡다단한 인간사가 지긋지긋하여 침묵 외에는 무엇에도 흥미를 갖지 못하는 상태가 되어야 한다.
피로로 인한 무기력은 침묵을 무한히 사랑하게 한다. 그 상태에서는 말의 의미가 사라지고 귀를 울리는 텅 빈 음향만이 남기 때문이다. 개념이 희석되고, 표현의 힘이 약화되여, 하거나 듣는 모든 말들이 메마르고 공허하게 울린다. 밖을 향하거나 밖에서 오는 모든 것이 단조롭고 멀어 흥미나 호기심을 일깨우지 못하는 속삼임일 뿐이다. 그때에는 의견을 표시하고, 입장을 취하고, 누군가에서 깊은 인상을 남긴다는 것이 쓸데없어 보인다. 우리가 포기한 소음은 우리의 정신적인 번민을 증가시킨다. 온갖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미친듯이 에너지를 소비하고 난 뒤, 절망의 끝에서 고통스러워하고 난 뒤, 최종적인 결론의 순간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유일한 대답, 유일한 현실을 침묵뿐임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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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人은 중국 황실의 여관 명칭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항우의 연인인 우미인虞美人)에 쓰인 '미인'은 '아름다운 여인'이란 뜻이 아닙니다.
우미인의 성은 우씨이고, 이름은 알 수 없습니다.
당시에 항우가 황제를 칭했으니 그의 연인에게 여관 명칭을 내렸을 것입니다.
정실부인인 황후였다면 우황후라고 했을 것입니다.
우미인은 항우가 사랑했고 늘 데리고 다녔던 첩실임이 분명합니다.
귀비니 미인이니 하는 말은 다 중국 황실의 여관 명칭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궁중에서 높은 직급에 오른 여인들이니 대개가 아름다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美人을 관직명으로 삼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녀(美女) - 얼굴이 아름다운 여자.
여인(麗人) - 얼굴이 아름다운 여자.
미희(美姬) - 아름다운 여자.
가인(佳人) - 아름다운 여자.
국색(國色) -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국향(國香) -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일녀(佚女) - 드물게 아름다운 여자.
천녀(天女) - 퍽 상냥하고 아름다운 여자.
미색(美色) -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 아름다운 여자.
일색(一色) - 견줄 데 없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인.
절색(絶色) - 견줄 데 없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여인.


刻畵無鹽(각화무염) 얼굴이 못생긴 여자가 아무리 화장을 해도 미인과 비교할 바가 못됨. 즉 비교가 되지 않음의 뜻.
傾國之色(경국지색) 한 나라 안에서 제일가는 미인.
[참고] '傾國'이 '傾城'과 아울러 美人을 일컫는 말로 쓰여지게 된 것은 이연년(李延年)의 다음과 같은 詩에서 유래한다.
북방에 아름다운 사람이 있어, 세상을 끊고 홀로 서 있네.
한 번 돌아보면 성을 기울이고, 두 번 돌아보면 나라를 기울게 하네.
어찌 성을 기울이고 나라를 기울임을 알지 못하랴. 아름다운 사람은 두 번 얻기 어렵네.
北方有佳人 絶世而獨立
一顧傾人城 再顧傾人國
寧不知傾城與傾國 佳人難再得
무제는 곧 그녀를 불러들여 보니 더없이 예뻤고 춤도 능숙해 그녀에게 완전히 마음이 사로잡히고 말았다.
이 여인이 이부인(李夫人)이다. 傾國이란 말은 李白의 「名花傾國兩相歡」 구절과 백거이의 ‘장한가’의
「한왕은 색(色)을 중히 여겨 傾國을 생각한다.」라는 구절과
항우에게서 자기 妻子를 변설로써 찾아준 후공(侯公)을 漢高祖가 "이는 천하의 변사이다.
그가 있는 곳에 나라를 기울이게 할 수 있다."고 칭찬한 데서도 찾을 수 있다.

경국지색(傾國之色): 나라를 기우릴 만한 여자. 첫눈에 반할 만큼 매우 아름다운 여자
경중미인(鏡中美人) 거울에 비친 미인. <비유> 실속보다는 겉치레가 더한 사람.
경성지미(傾城之美) - 성을 기울게 할 만한 미인.
경성지색(傾城之色): 나라가 뒤집혀도 모를 만한 미인
녹의홍상(綠衣紅裳): 연두 저고리에 다홍 치마. 젊은 여인의 고운 옷차림
능파(凌派) - 미인의 요염한 걸음걸이.
단순호치(丹脣皓齒): 붉은 입술과 하얀 이. 즉, 아름다운 여인의 얼굴을 나타내는 말.
담장가인(澹粧佳人) - 담박하게 화장한 미인.
만고절색(萬古絶色)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명모호치(明眸皓齒): 밝(맑)은 눈동자와 하얀 이를 가진 미인.
반야가인(半夜佳人) - 한밤중의 아름다운 여인.
빙자옥질(氷資玉質) - 얼음같이 맑고 흰 살결을 지닌 아름다운 여인.
서시봉심(西施捧心) 같은 행위라도 그것을 행하는 사람의 성격, 경우에 따라 효과가 다름.(서시빈목)
<故事> 서시(西施)가 가슴이 아파 가슴에 손을 대고 얼굴을 찡그린 것을 보고 못 생긴 여자가
자기도 이를 본따 미인의 흉내를 내었더니, 사람들이 추악한 얼굴 모양을 보고 놀라 도망쳤다 함.
설부화용(雪膚花容) 눈 같이 흰 살결과 꽃 같이 아름다운 얼굴.
섬섬옥수(纖纖玉手) 가녀리고 가녀린 옥같은 손이라는 말로 가냘프고 고운 여자의 손
세골경구(細骨輕軀) 몸이 날씬한 미인.
수외혜중(秀外慧中) 용모가 매우 아름답고 총명한 것.
아미(蛾眉) 누에나방의 눈썹처럼 아름다운 눈썹.
월용(月容) 달처럼 아름다운 얼굴.
옥골설부(玉骨雪膚) - 희고 고운 피부를 지닌 미인.
요조숙녀(窈窕淑女) 기품 있고 얌전한 여자.
요화(妖花) 요염한 여자.
일고경성(一顧傾城) 한 번 돌아보고도 성을 기울게 한다는 뜻으로, 요염한 여자(女子)
일소천금(一笑千金) 한 번 웃는 것이 천금의 가치가 있음. 미인의 웃음을 얻기가 매우 어렵다는 뜻.
장옥매향(葬玉埋香) 미인을 매장하는 일.
절대가인(絶代佳人) 미모가 당대에 뛰어난 고운 여자.
절대화용(絶代花容) 당대에 가장 뛰어난 미인.
절세가인(絶世佳人) 세상(世上)에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자(女子)
절세미인(絶世美人) 세상에 비할 데 없이 아름다운 여자.
주순호치(朱脣皓齒) 붉은 입술과 하얀 이. 미인의 얼굴.
진수아미(진首蛾眉) 쓰르라미의 이마와 누에나방의 눈썹을 지닌 아름다운 여인.
천하일색(天下一色) 세상에 다시 없을 뛰어난 미인.
천향국색(天香國色) 천상의 향기를 품은 듯한,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
침어낙안(深魚落雁) 물고기도 숨죽여 보고, 기러기도 날기를 멈추고 바라볼 정도의 미인.
팔방미인(八方美人) 어느 모로 보아도 아름다운 미인. 여러 방면의 일에 능통한 사람. 누구든 호감을 갖게 처세하는 사람.
패류잔화(敗柳殘花) 마른 버드나무와 끝판에 핀 꽃. 용모와 안색이 쇠한 미인의 모습
폐월수화(閉月羞花) 달도 부끄러워 숨고 꽃도 부끄러워 고개를 숙일 정도의 미인.
향위분진(香圍粉陣) 미인에게 둘러싸인 형용.
화용월모(花容月貌) 꽃처럼 아름다운 얼굴.
화용월태(花容月態) 꽃다운 얼굴과 달 같은 자태.
화중화(花中花) 뛰어나게 아름다운 여인.
해어지화(解語之花) 해어화. 언어가 통하는 꽃. 아름다운 양귀비를 당 현종이 일컫던 말.
홍안박명(紅顔薄命) 예쁜 여자는 팔자가 사납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 미인박명(美人薄命).


중국의 4대 미인은 서시(西施), 왕소군(王昭君), 초선(貂蟬), 양귀비(楊貴妃)라고 합니다.


서시(西施)는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에게 공물로 바친 미인입니다.
이 미인 때문에 결국 오나라는 망하게 됩니다.
하루는 아름다운 서시가 강변에 서 있는데, 강물에서 헤엄치던 물고기가 물속에 비친 서시의 미모에 놀라 천천히 강바닥으로 가라앉았다고 합니다.
물고기마저 가라앉힐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뜻으로 쓰는 말이 '침어(浸魚)'입니다.
서시에 관한 고사에 서시빈목이 있습니다.
아름다운 서시가 길을 가다가 두통 때문에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는데, 그 찡그린 모습마저도 참으로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이 모습을 지켜본 마을의 추녀가 자기도 멋지게 보이고 싶어 그대로 훙내를 냈다고 합니다.
추녀가 이맛살까지 찌푸렸으니 가관이었겠지요?
분수에 맞지 않게 흉내를 내 비웃음을 산다는 뜻으로 '서시빈목'을 씁니다.


왕소군(王昭君)은 한나라 원제 때의 궁녀였다가 흉노 단우에게 시집간 미인입니다.
왕소군이 집을 떠나는 노중에 날아가는 기러기를 보고 고향 생각이 나서 금(琴)을 타자 한 무리의 기러기가 금 소리에 날개 움직이는 것을 잊고 추락해 죽고 말았다고 합니다.
아름다움과 금 타는 솜씨에 반해 기러기들마저 나는 것을 잊고 떨어질 정도로 미인이었던가 봅니다.
기러기를 떨어뜨릴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란 뜻으로 쓰는 말이 '낙안(落雁)'입니다.
왕소군이 지은 소군원(昭君怨)이 생각납니다.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오랑캐 땅에는 꽃도 풀도 없어
봄이 와도 봄 같지가 않습니다.
저절로 허리띠가 헐거워지는데
날씬해지고 부러 그런 건 아닙니다.
(고국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나날이 쇠약해져 간다는 뜻입니다.)


초선(貂蟬)은 한나라 헌제 때의 대신 왕윤이 아끼던 기녀입니다.
삼국지연의에 기록된 흥미진진한 이야기 가운데 하나가 초선에 관한 것입니다.
초선은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가무에도 능했다고 합니다.
왕윤과 초선이 화원을 산책하는 중에 구름 한 조각이 달을 가리자, 왕윤이
"달도 내 아자에게는 비할 수가 없구나. 달이 부끄러워 구름 뒤로 숨었구나!"
라고 읊조렸다고 합니다.
이 고사에서 생겨난 말이 '폐월(閉月)'입니다.
고운 달마저 구름 속에 숨게 만든 참으로 아름다운 여인이 초선이랍니다.


양귀비(楊貴妃)에 쓰인'귀비'는 후궁의 직급입니다.
양귀비의 성은 양, 이름은 옥환(玉環)입니다.
중국 당나라 현종이 몹시 사랑했던 여인이 양옥환입니다.
양옥환이 화원에서 무의식중에 함수화를 건드리자 함수화가 바로 꽃잎을 닫아 버렸다고 합니다.
당 현종이 이 광경을 보고 '꽃마저 부끄럽게 하는 아름다운 여인이구나!'라고 경탄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수화(羞花)입니다.
꽃마저 부끄러워 꽃잎을 닫고 고개를 숙일 정도로 아름다운 여인이란 뜻으로 '수화'를 씁니다.
함수화란 '(꽃잎을) 닫고 (꽃봉오리를) 수그리는 꽃'이란 뜻입니다.

양귀비와 관련된 말에 '해어지화(解語之花), 해어화'가 있습니다.
당 현종이 양귀비를 '말을 알아듣는 꽃, 말하는 꽃'이란 뜻으로 '해어화'라고 한 데서 생겨난 말입니다.

양귀비와 관련된 어휘에 '무색(無色)'이 있습니다.
이 말은 무안색(無顔色)이 줄어든 말입니다.
백낙천의 <장한가>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양귀비의 아름다움에 눌려서 궁중의 다른 미인들의 '얼굴에 빛이 없다, 얼굴색이 핼쓱해진다'는 뜻입니다.
여기에서 나온 말이 '무색하다'입니다.
'무색하다'는 겸연쩍고 부끄럽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양귀비꽃은 아름다운 꽃입니다.
이 꽃이름도 양귀비의 아름다움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것이겠지요.
양귀비의 초상을 보면 동글동글한 얼굴에 오동포동한 몸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 당시에는 이런 여인이 미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중국 고대 미인의 조건


옛날 중국의 황제들은 수많은 궁녀를 거느렸는데, 궁녀들은 모두 빼어난 미모를 갖추고 있었으며,
경국지색을 겸비한 미녀들 또한 적지 않았다. 그 시절 미녀들은 어떤 조건을 구비하였는지
무척 궁금한 일이 아닐 수 없지만, 다음에 열거하는 몇 가지 조건들을 살펴보면 대략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1.  烏까마귀(검을) /髮 머리 /蟬 매미 /빈 귀밑털 /
  미인들은 머릿결이 칠흑(漆黑)같이 검은빛을 내야만 했다. 서 있을 때에는 긴 머리카락이 검은 폭포처럼 아래로 흘러내렸으며, 광택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넋을 빼앗는 향기를 발하였다.
「선빈(蟬빈)」이란, 매미의 날개처럼 쪽진 두 갈래의 머리를 말한다.
「오발(烏髮)」이라는 말은 <좌전>에 이미 나타나지만, 「선빈(蟬빈)」의 기원은 위(魏)나라 문제(文帝)의 후궁이었던 막경수(莫瓊樹)라는 미녀의 헤어스타일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그녀는 머리를 매미 날개처럼 얇게 빗어 매우 아름다웠는데, 궁중의 다른 여인들이 그녀의 헤어스타일을 모방하면서부터 「선빈(蟬빈)」이라는 말이 나타나게 되었다.

2. /雲 구름 / 계 상투 /霧 안개 /환 쪽진머리 /
  계나 환 등은 모두 쪽진 머리를 뜻하며, [운계무환]란 여인들의 머리가 운무(雲霧)처럼 높게 쪽지어진 것을 형용하는 말이다.
  전설에 따르면, 「계환(계환)」은 「여왜(女왜)」에게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여왜는 양털로 가는 실을 만들어 이를 머리 뒤에 묶고, 다시 대나무로 만든 「비녀」를 머리 밑부분에 꽂아 「계(계)」를 만들었다.
  전한(前漢) 성제(成帝)의 총희 합덕(合德)은 목욕할 때. 머리에 향수를 뿌리고 다시 머리카락을 가볍게 말아 「계(계)」를 만들었는데, 그 모양이 매우 아름다웠으며, 이 때문에 성제의 총애를 받았다고 한다.  
  후한(後漢) 명제(明帝) 때의 마황후(馬皇后)는 길고 짙은 촘촘한 머릿결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머리를 말아 올려 아주 높은 「계(계)」를 만들고, 남은 머리카락으로는 머리를 세 번이나 더 돌릴 수 있었다고 한다.
  순제(順帝) 때의 데장군 양익(梁翼)의 아내 손수(孫壽)는 마황후의 헤어스타일보다 약간 비스듬하게 기운 「타마계(墮馬계)」라는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발명하였다. 「타마계」는 매우 아름다웠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널리 유행되기 시작하였다.      
  전설에 의하면, 문제(文帝)의 황후는 매일 화장할 때면 한 마리의 청사(靑蛇)가 나와 그녀의 얼굴로 기어올라와 또아리를 틀었다고 한다. 황후는 청사가 또아리를 튼 모습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곧 그 모습을 본따서 머리의 모양을 만들고 보니 과연 신기하고 아름다웠다. 그런데 매일 아침 청사는 각기 다른 모습으로 또아리를 틀었기 때문에, 황후 역시 그 헤어스타일을 매일 바꾸었다. 당시 사람들은 황후의 아름다운 헤어스타일을 「영사계(靈蛇계)」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당(唐)나라 덕종(德宗) 때에는, 한때 「문소계(門掃계)」라는 헤어스타일이 유행하였는데, 이것은 머릿결이 바람에 흩어지며 이마에서 출렁이는 모습을 하였다.

3. 아미청대(蛾眉靑黛) /黛 눈썹먹 대/
  주(周)나라 때에는 여인들 사이에서 눈썹을 제거하고 그 위에 눈썹먹, 즉 [黛/대]로 검푸른 색의 눈썹을 그리는 풍조가 유행하였다. [아미/娥眉 또는 蛾眉]라는 것은 누에나방의 눈썹처럼 예쁜 눈썹을 이르는 말이다. 이는 초승달과 같은 형태를 하였는데, 초승달을 [아미월/月]이라고 부르는 것도 여기에서 유래하였다.
  한(漢)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아내였던 탁문군(卓文君)의 눈썹은 길고 완만하게 구부러져 있어 멀리서 보면 산처럼 아름다왔다고 하며, 여기에서 [미여원산/眉如遠山]이라는 표현이 생겨났다.
  수나라 양제의 애비(愛妃) 오강선(吳絳仙)은 눈썹을 잘 그리기로 유명하였으며, 이때문에 수양제의 총애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수양제는 모든 궁녀들에게도 눈썹그리는 법을 배우도록 어명을 내렸다 한다. 이러한 눈썹을 그리는 법은 [아록대/蛾綠黛]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당시 궁녀들은 모두 페르샤에서 들어온 [라자대/螺子黛]라는 안료를 사용하여 눈썹을 그렸다. 그러나 이 안료는 값이 너무 비쌌으므로, 만약 궁중의 후비들이 모두 사용한다면, 하루에 적어도 다섯 상자 이상을 써야만 했다. 이때문에, 일반 궁녀들은 [라자대]에 구리의 녹분(綠粉)을 섞어 사용하였으며, 오직 오강선만이 순수한 라자대를 사용하여 눈썹을 그릴 수 있었다. 이로 미루어 오강선이 수양제의 총애를 얼마나 받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아록대/蛾綠黛] [라자대/螺子黛] [아취/蛾翠] 등은 모두 눈썹을 그리는 검푸른 색의 먹을 뜻하는 말이다.

4. 명모류면(明眸流眄) /眸 눈동자 모/眄 곁눈질할 면/
  입 뿐만 아니라, 눈도 감정을 전달하는 도구의 하나이다. 이른바 [미목전정/眉目傳情/눈으로 마음을 전하다]이라는 말도 바로 이러한 것을 뜻한다. 한쌍의 아름다운 눈은 고대로부터 미인을 만들어주는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명모]란, 크고 검고 빛이 나는 눈을 말하고, [류면]이란 살살 눈웃음을 치는 눈을 말한다.

5. 주순호치(朱脣皓齒) /皓 흴 호/
  이는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를 말한다. 살짝 열린 붉은 입술 사이로 드러난 치아는 더욱 하양게 보이며, 치아는 다시 입술을 더욱 붉고 촉촉하게 보이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붉은 입술과 하얀 치아는 서로 보완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다.

6. 옥지소비(玉指素臂) /臂 팔 비/
고대로부터 중국사람들은 손가락을 매우 중요시하였는데, 점치는 방법 가운데 손가락을 만져 [골상]을 보는 것이 있었다. 미녀들은 손톱을 매우 길게 길러야 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가지런하게 다듬어야 했다. 손가락이 섬세한 사람들은 대부분 영리하며, 손가락 끝이 가늘고 뾰족한 사람들은 지혜까지 겸비했다고 한다.
팔에 살이 있고 어깨가 둥근 사람은 쉽게 성공을 이룬다고 하였다. 가장 이상적인 손은, 손가락의 끝이 뾰족하고 가늘고 길며 부드러운 손이며,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손가락을 이른바 [옥지]라고 부른다.
  손가락 외에도 미인의 팔은 [호비(皓臂)]나 [소비(素臂)]로 표현되는데, 모두 하얀  피부의 팔을 뜻한다.

7. 세요설부(細腰雪膚) /腰 허리 요/膚 살갗 부/
  중국의 고대 미녀들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양귀비형 미인이 있는데, 이는 살이 찐 풍만한 미인으로서 모란꽃에 비유되며, 또 다른 종류는 한나라 조비연(趙飛燕) 타입의 마른 몸매의 미인으로서 버드나무에 비유된다. 양귀비형의 풍만한 미인은 사람들을 유혹하는 요염한 미인이며, 조비연형의 섬세한 미인은 이지적이고 기질이 있는 미인이다. 이 두 가지 종류의 미인들 가운데 중국 사람들은 섬세한 미인을 선호하는 것 같다. 대부분의 문학 작품이나 역사 기록에서 칭송을 받는 미인들은 대부분은 섬세한 미인형에 속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초(楚)나라 영왕(靈王)은 가는 허리의 마른 미인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졌는데, 이때문에 궁녀들은 목숨을 걸고 살을 빼며 영왕의 총애를 얻고자 애를 썼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여인들이 굶어 죽었다고 한다. <홍루몽/紅樓夢>의 임대옥(林黛玉)(오른쪽 그림)은 대표적으로 버드나무형 미인이다.
  마르고 가는 허리 외에도 피부 역시 수정처럼 투명하고 눈처럼 희어야 하는데, [설부]란 바로 이러한 피부를 뜻하는 말이다.  

8. 연보소말(蓮步小襪) /襪 버섯 말/
  [연보/또는 蓮足]는, 전족(纏足)을 한 여인의 걸음걸이를 형용한 말이고, [소말]이란 전족을 하여 발이 작아진 여인이 신는 아주 작은 버선을 가리킨다.

9. 홍장분식(紅粧紛飾)
  이는, 여인들이 얼굴에 백분(白粉)을 바르고  뺨에 붉은 색으로 화장하는 것(홍분/紅粉)을 말한다. [백분]은 출현은, 대략 상(商)나라 말엽과 주나라 초기 사이로 보이며, [홍분]이 발명된 것은 이보다 더늦은 춘추시대에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백분]은 곧 [연백/鉛白] 또는 [연분/鉛粉] [연백분/鉛白粉]이라고도 하는데, [연화/鉛華]라고 하는 이도 있으며, 직접 [분/粉]이라 부르기도 한다. 전설에 의하면, [백분]은 하우(夏禹)가 발명했다고 하는데, 상나라 주왕(紂王)이 만들었다고 하는 이들도 일부 있다. 그러나, 여성들이 보편적으로 얼굴에 분을 바르기 시작한 것은 주나라 문왕 때로 알려져 있다.
  [홍분]은 여성들이 [주/朱]라는 염료를 얼굴에 바르면서부터 시작되었는데, 후에는 연지를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연지는 북방의 흉노족들이 발명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연(燕)나라에서는 연지의 원료가 되는 식물들을 재배하였다. 한대에 흉노족은 군주의 정실(正室)을 [알씨(閼氏/yan1zhi1)]라고 불렀는데, 이는 [연지]와 그 발음이 똑같다. [연지]는 [烟支] [焉支] [燕支] [燕脂] 등등 다양하게 표기되었다.

10. 기향배훈(肌香配薰) /薰 향내 훈/
  [기향배훈]이란, 살갗에서 향내가 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연지의 냄새가 아닌 여성 자신의 피부에서 발산되는 향기를 말한다.
  춘추시대,  월왕 구천이 오왕 부차에게 바쳤는다 서시(西施)의 몸에서는 사람을 미혹하는 향기가 발산되었다고 하며, 그녀가 몸을 씻은 물은 [향수천/香水泉]이라 하였다. 궁녀들은 서로 다투어 [향수천]을 구하려 하였다고 하는데, 이 물을 방안에 뿌리면 집안이 온통 사람을 유혹하는 향기로 가득차게 되었다 한다.
  서시 외에도, 한나라 때의 비연, 합덕(合德), 당나라의 요영(瑤英), 청나라의 향비(香妃) 등도 모두 향기나는 피부를 가진 미녀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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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XXII

FROM far, from eve and morning 
And yon twelve-winded sky, 
The stuff of life to knit me 
Blew hither: here am I. 
 
Now—for a breath I tarry        
Nor yet disperse apart— 
Take my hand quick and tell me, 
What have you in your heart. 
 
Speak now, and I will answer; 
How shall I help you, say;        
Ere to the wind’s twelve quarters 
I take my endless way.


머나먼 곳, 밤과 아침과
열두 번의 바람이 지나간 하늘을 넘어
나를 만들기 위한 생명의 원형질이
이곳으로 날아오고, 여기에 내가 있네.


이제, 숨결이 한 번 스치는 동안 나 기다리니
아직 산산이 흩어지지 않은 지금
내 손을 얼른 잡고 말해주오.
당신 마음에 품고 있는 것들을.


지금 말해 주오, 내가 대답하리니.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 말해 주오.
내가 바람의 열두 방향으로
끝없는 길을 나서기 전에.

-A. E. 하우스먼, <슈롭셔의 젊은이 中 32번째>

최용준 역


젤라즈니의"전도서에 바치는장미"와
어슐러의 "바람의 열 두 방향에" 나오는 시.
같이 일한적이 있기도 한 두 작가에게 영감을 준 시이다.

A. E. Housman (1859–1936).  A Shropshire Lad.  18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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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천재 물리학자 리차드 파인만 RichardFeynman 은
자신만의 독특한 "일반적" 문제해결법을 갖고 있었다.
거의 모든 문제를 이 방법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흔히 "파인만 알고리즘"이라고 불린다.

1.Write down the problem.

2.Think very hard.

3.Write down the solution.

주의: 이 알고리즘은 파인만에 의해서만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이름이 "파인만 알고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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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ctor Hugo

암담한 들은 아니었다, 음울한 하늘은 아니었다.
아니, 아침해는 빛나고 있었다, 끝없는 하늘에 누워 있는 대지에.
공기는 향기로, 목장은 초록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일찍이 정열이 그렇듯, 마음을 상처내 주던 여기에
내가 다시 찾아왔을 때!

가을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언덕은 평지를 향하여
누레지기 시작하는 아름다운 숲을 기울이고 있었다.
하늘은 황금빛이었다.
새들은 만물이 사모하여 부르는 하느님을 향해
모름지기 인간이 무어라 말하고 또 노래한
그 거룩한 가락에 맞춰 노래했다!

그는 다시 한 번 모든 것이 보고 싶었다.
못과 주머니 털어 적선하던 그 샘가의 오두막집
가지 숙인 이 늙은 물푸레나무
숲속 눈에 띄지 않는 사랑의 은신처
일체를 잊고 두 영혼이 융해될 때까지 그 속에서
입맞추던 나무 구멍을!

그는 찾았다, 마당을 또 외딴 집을.
오솔길을 내려다보는 문의 철책과
경사진 과수원을.
그는 창백하게 걷는다  ---- 무겁게 딛는 발자취 따라
그는 본다, 아아! 하나하나의 나무에서 일어나는
지나간 날의 망령들!

그는 듣는다, 숲에서 그 부드러운 바람이 살랑이고
샘은 돌담에 싸였다.
무더운 오후 숲에서 내려와
장난스럽게 그녀가 마시던 샘물.
손바닥에 물을 떴었지, 아아 귀여운 요정이여,
그리고 흘렸지, 손가락 사이로 예쁜 진주를!

길은 험해져 울퉁불퉁 돌이 비어졌다. 지난날에는
깨끗한 모래 길이었다. ----- 거기 또렷이 박힌
그녀의 작은 발자국이 귀엽게 웃는 듯 보였다.
그것보다 너무나 큰 대조를 이룬 내 발과 나란히 서서!

해일 수 없는 세월을 겪은 길가의 바위
이전에 나를 기다리기 위해 그녀가 앉았던 곳
그 돌 역시 닳아졌다, 저녁 길에
삐걱거리며 굴러가는 수레바퀴에.

숲은 이쪽은 줄어들고 저쪽으론 퍼졌다.
우리 둘의 것이던 모든 것에서 살아 있는 것이란 아무것도 없다.
불꺼져 싸늘해진 잿더미처럼
수많은 회상은 바람 따라 흩어진다!

우리 둘은 이미 존재하지 않는가, 우리의 때는 지나갔는가?
가 버린 세월은 아무리 소리쳐도 허무란 말인가?
내가 울고 있건만 바람은 나뭇가지와 희롱하고
집은 무심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우리 둘이 머물던 곳에는 다른 사람이 머물리라.
우리 둘이 오던 여기에 이제 다른 사람이 오리라.
일찍이 우리 둘의 혼이 꾸기 시작한 꿈을
이제는 그들이 보리라, 영원히!

그 누구도 이 세상에서는 모두 다 볼 수 없기에
인간의 가장 나쁜 점도 가장 좋은 사람처럼
우리 모두는 같은 곳에서 꿈을 깨어난다.
모든 것은 이 세계에서 시작되고 모든 것을 저쪽에서 끝낸다.

그렇다! 다른 사람들, 흠 없는 남녀가 찾아오리라.
이 행복하고 한적한 매혹의 안식처에서
바람은 마음 속 깊은 골을 떨게 하면서
가슴에 사랑을 불러일으키고
떡갈나무를 뒤흔들며 장미를 쓰다듬어
하나하나의 사물 위에 깃들여 하는
만물의 넋인가 여겨진다!

쓸쓸한 숲에 떨어지고 있는 나뭇잎은
그의 발 밑에서 땅으로부터 날아 오르려고
들녘 한 가운데를 달린다.
우리의 추억 역시 그와 같아서 때에 따라 넋이 침잠하게 될 때
상한 날개로 한 차례 퍼덕이다가
즉시 땅에 떨어지고 만다.

그는 오래 바라보았다, 평화로운 들판에 대 자연이
장엄한 모습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을,
그는 해질 녘까지 꿈에 잠겼다.
하루 종일 그는 방황했다, 골짜기의 물을 따라
하늘의 숭고한 얼굴과 호수의 맑은 거울을
하나하나 모두 예찬하면서!

아아! 그리워라, 감미로운 사랑의 모험.
천한 종처럼 들어가지도 못하고 울타리 너머로 기웃거리며
그는 온종일 방황했다. 밤이 날개 펼 무렵
그는 느껴, 무덤과 같이 쓸쓸한 마음을,
그리고 외쳤다.

"오오, 이 서글픔이여! 어지러운 넋이여, 나는 알려 했다,
정열의 액은 아직 어느 만큼 이 병에 남았는지를.
나는 보려 했다, 내 마음이 여기에 남긴 것들을.
이 행복의 골짜기가 어떻게 처리했는지를!

모든 것을 바꾸는 데는 실로 짧은 세월로 족하는도다!
신선한 표정의 자연, 어찌 너는 그리도 빨리 잊고 마는가!
그 탈바꿈의 마디마디를 왜 무참히 자르는가
우리의 마음이 맺어져 있는 신비의 실을!

우리 둘이 묵던 나뭇잎 방은 숲이 되었다!
우리 둘의 머리글자를 새긴 나무는 말라 버렸는가, 쓰러졌는가?
우리 둘이 가꾼 정원의 장미는 도랑을 넘어
놀러 오는 아이들 발길에 뭉개지고 말았다.
호젓한 사랑에 섞여지는 자연 풍물의
몽상과 장엄 모든 것을 길어 올리리라!

우리의 들과 오솔길과 은신처를 다른 사람들이 차지하리라.
내 사랑하는 이여, 네 숲은 낯선 남녀의 것이 되리라.
염치도 모르는 여자들이 목물하러 와서
네 맨발이 닿은 깨끗한 물결을 흐리게 하리라.

그래! 여기서의 우리 사랑은 허무였더란 말인가!
꽃 피는 이 언덕, 정열의 불꽃을 함께 태워
우리 두 존재가 하나 된 곳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단 말인가.

오오! 말하라 골짜기여, 맑은 시내여, 익은 포도여,
새둥지 가득한 가지여, 동굴이여, 숲이여, 떨기여,
너희는 다른 사람을 위해 속삭이는가?
다른 사람을 향해 노래하는가?

우리는 너희를 친절하고 주의 깊고 엄격한 것으로 이해하였고
우리의 메아리는 깊이 너희 소리 속에 용해되었다!
우리는 아주 열심히 귀 기울였다.
너희 비밀을 가만히 놔둔 채
너희들이 이따금 말하는 심원한 말에!

대답하라 해맑은 골짜기여, 대답하라 쓸쓸한 땅이여,
아아, 마을에서 한참 외진 이 아름다운 장소에 깃든 자연이여,
영원한 명상으로 돌아가 누운 자들이 취하는
그 모습으로 우리 둘이 무덤 안에 잠든 때에도

그대는 계속해서 무감동하게 우리를 지켜보고
그 사랑과 더불어 죽어 누워 있는 우리를
그대의 평화로운 안식 속에서
여전히 미소지으며 노래할 것인가?

그대의 산이나 숲이 즉시 분별해 주는 망령의 모습으로
그대의 은신처에서 방황하는 두 사람을 알아보고
그대는 우리에게 말해 주지 않으려나,
재회한 옛 친구에게 사람들이 말하는 그 은밀한 사실들을?

그대는 슬픔과 탄식마저 없이도 볼 수 있는가?
이전에 우리가 거닐던 그 자리에 우리 옛 그림자가 방황함을.
또한 눈물처럼 흐느끼던 샘물가로
사뿐히 껴안으며 나를 인도하던 그녀의 모습을?

눈뜬 사물 하나 없는 어두움 속에 사랑하는 남녀가
그 도취를 은밀히 그대의 꽃 그늘에 기대어 있다면
그 귀에 그대는 다가가 속삭여 주지 않겠는가

"너희 살아 있는 자여, 죽은 자를 생각하라!"

신은 잠시 동안 우리에게 목장과 샘과
소슬한 넓은 숲과 깊은 부동의 바위굴과
푸른 하늘과 호수와 평야를 주시고, 그리고 거기에
우리의 마음과 꿈과 사랑을 안겨 주신다.

이윽고 모든 것을 거두어 가고, 신은 우리의 불꽃을 불어 끄신다.
우리가 불빛 밝히는 동굴을 신은 어두운 속에 잠기게 한다.
신은 우리의 넋이 새겨진 계곡을 향해 우리
흔적을 없애고 우리 이름을 잊으라고 하신다.

그래라! 우리를 잊어라, 집이여 정원이여 나무 그늘이여!
잡초여 우리 문을 황폐하게 하라! 가시덤불이여, 우리 발자국을 지워라!
새들아 노래하라! 시내여 흘러라! 나뭇잎이 울창하라!
너희는 잊더라도 나는 너희를 잊지 못한다.

너희는 우리 사랑의 반영 그것이기 때문이다.
너희는 여행 도중에 만나는 오아시스이다!
오오 골짜기여, 너는 최상의 은신처,
네 품안에서 우리는 마주 손잡고 울었었다!

정열은 나이와 더불어 사라지고, 그 어떤 것은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고, 어떤 것은 비극의 칼을 비껴 차고서
떠들썩한 유랑 악단의 한 패거리처럼
언덕 너머로 멀리 무리 지어 사라져 간다.

그러나 사랑이여, 그 무엇도 매혹스러운 너만은 지울 수 없다!

안개 자욱한 속에서도 빛나는 너, 타오르는 횃불, 계속 불타는 등불 …….

너는 기쁨으로 그리고 특히 눈물로 우리를 사로잡는다.
젊을 때는 너를 저주하고, 나이 들면 너를 찬양한다.

세월의 무게에 고개가 힘없이 수그러지는 날,
인간이란 계획도 목적도 환상도 없고
이제 자기가 묻힐 묘석밖에 없고
그 아래 덕망도 사랑의 환상도, 모두 모두 묻혀지는 것을 느끼는 날,

우리 흔히 꿈꾸듯 우리 존재의 심연으로 내려가
드디어 얼음으로 화한 우리 마음 안에
흡사 전장에서 시체를 세듯 하나 또 하나
쇠퇴한 고뇌와 사라진 몽상을 셀 때,

현실의 대상, 활짝 웃는 세계에서 멀고도 먼,
등불을 손에 들고 그 무엇을 찾듯이
그 혼은 어두운 언덕길을 지나 느릿한 걸음으로
내부의 심연에 내동댕이쳐진 쓸쓸한 곳에 이른다.

그리고 거기 어떤 빛도 비치지 않는 칠흑 속
모든 것이 다해졌다 생각되는 곳에서 혼은 느낀다.
아직 무엇인가 베일에 가려 숨쉬고 있음을 ……
바로 그것은 어둠 속에 잠자는 그대려니, 오오 거룩한 회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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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열흘밤 /나쓰메 소세키

첫째 밤


이런 꿈을 꾸었다.

팔짱을 끼고 머리맡에 앉아 있는데, 위를 향해 누워 있는 여자가 조용한 소리로, 이제 죽어요, 하고 말한다. 여자는 긴 머리카락을 베개 위에 깔고, 부드러운 선의 갸름한 얼굴을 그 안에 누이고 있다. 하얀 빰 밑으로 따뜻한 핏빛이 알맞게 비춰 보이고, 입술 빛은 물론 빨갛다. 아무리 봐도 죽을 것같이 보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자는 조용한 소리로, 이제 죽어요, 하고 분명히 말했다. 나도, 틀림없이 이제 죽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래, 벌써 죽는 거야? 하고 위에서 얼굴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하며 물어 보았다. 죽고말고요, 하고 말하면서 여자는 눈을 크게 떴다. 커다랗고 젖은 눈이었다. 긴 속눈썹에 감싸인 눈 안은 온통 까맸다. 그 새까만 눈동자 깊숙한 곳에, 내 모습이 떠 있다.

나는 투명하리만치 깊어 보이는 그 까맣고 윤기 흐르는 눈동자를 바라보며, 이런데도 죽는 걸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베개 옆으로 입을 가까이 갖다 대고, 죽는 거 아니겠지? 괜찮은 거지? 하고 안타까이 되물었다. 그러자 여자는 졸린 듯 검은 눈을 크게 뜬 채, 여전히 조용한 목소리로, 하지만 죽는걸요, 어쩔 수가 없어요, 하고 말했다.

그럼 내 얼굴이 보여? 하고 절박하게 묻자, 보이냐니요, 보여요, 거기 비치고 있잖아요, 하며 생긋 웃어 보였다. 나는 잠자코 베개에서 얼굴을 떼었다. 팔짱을 끼며, 꼭 죽어야 하나, 하고 생각했다.

잠시 후에 여자가 이렇게 말했다.
"죽으면 묻어 줘요, 커다란 진주조개로 구멍을 파고, 그리고 하늘에서 떨어져 내린 별의 파편을 무덤의 표시로 놓으세요. 그리고 무덤 옆에서 기다려 줘요. 또 만나러 올 테니까요."

나는 언제 만나러 오느냐고 물었다.
"해가 뜨지요, 그리고 해가 지지요. 그리고 또 뜨지요. 그러고는 또 지지요. ...붉은 태양이 동쪽에서 서쪽으로, 동쪽에서 서쪽으로 떨어져 가는 동안, ...당신, 기다릴 수 있나요?"

나는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여자는 조용했던 목소리를 높이더니,
"백 년 기다려 주세요."하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백 년, 내 무덤 앞에 앉아서 기다려 줘요. 꼭 만나러 올 테니까요."

나는 그저 기다리고 있겠다고 말했다. 검은 눈동자 속에 또렷이 보였던 내 모습이, 흔들리더니 흐트러지기 시작했다. 잔잔한 물에 파문이 일어 물 위에 비치던 그림자를 흐트러뜨리듯, 흘러내리는가 했더니 여자의 눈이 굳게 감겼다. 긴 속눈썹 사이로부터 눈물이 빰으로 흘러내렸다. - 여자는 어느새 죽어 있었다.

나는 정원으로 내려가, 진주조개로 구멍을 팠다. 진주조개는 커다랗고 모서리가 매끄럽게 닳은 예리한 조개였다. 흙을 떠낼 때마다, 조개 뒷면에 달빛이 반사되어 반짝거렸다. 물씬한 흙냄새도 났다. 얼마동안 파내자 구멍이 생겼다. 여자를 그 안에 눕혔다. 그리고 부드러운 흙을 위에서 조용히 뿌렸다. 뿌릴 때마다 진주조개 뒷면에 달빛이 반사되었다.

그리고 별의 파편이 떨어져 있는 것을 주워 와, 살며시 흙 위에 올려놓았다. 별의 파편은 동그랬다. 오랫동안 하늘에서 떨어져 내리는 사이 모서리가 깎여 매끄러워진 걸 거라고 생각했다. 가슴에 안아올려 흙 위에 놓는 사이에, 가슴과 손이 조금 따뜻해졌다.

나는 이끼 위에 앉았다. 이제부터 100년 동안 이렇게 기다리게 되는 거로구나, 생각하면서 팔짱을 낀 채 둥근 비석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 여자가 말한대로 태양이 동쪽에서 나왔다. 커다랗고 붉은 태양이었다. 그리고 또 여자가 말한대로 얼마 후 서쪽에서 떨어져 갔다. 붉은 빛깔인 채로 휙 떨어져 갔다. 하나, 하고 나는 세었다.

얼마 후에 또다시 붉은 태양이 불쑥 솟아올랐다. 그리고 잠잠히 떨어져 버렸다. 둘,하고 또 세었다.

이렇게 하나하나 세어 가는 동안, 나는 붉은 태양을 몇 개나 봤는지 모른다. 세어도 세어도 다 셀 수 없을 만큼의 붉은 태양이 머리 위를 스쳐 지나갔다. 그래도 아직 100년이 되지 않는다. 종국에는, 이끼가 낀 둥근 돌을 바라보며, 여자한테 속은 건 아닐까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 때 돌 밑에서 내 쪽을 향해 비스듬히 초록빛 줄기가 뻗어나왔다. 눈앞에서 금세 길어지더니, 바로 가슴께까지 와서 멈췄다. 그러더니, 길게 뻗어 휘청거리는 줄기 끝에서 약간 고개를 숙이고 있던 한 송이의 가냘픈 꽃봉오리가, 탐스럽게 꽃잎을 열었다. 새하얀 백합이 코 끝에서, 뼛속까지 스며드는 진한 향기를 풍겼다. 그때 머얼리 위쪽에서 툭 하고 이슬이 떨어져, 꽃은 그 무게에 휘청거렸다. 나는 얼굴을 앞으로 내밀어, 차가운 이슬이 맺힌 하얀 꽃잎에 입을 맞추었다. 백합에서 얼굴을 떼려다가 문득 먼 하늘을 바라보니, 새벽별이 오직 하나 깜박이고 있었다.

'벌써 100년이 된 거였구나.'하고 그때야 비로소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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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Perch'i' no spero
구이도 카발칸티Guido Cavalcanti

이제 나에게 돌아갈 희망은 없다.
그러니 노래여, 토스카나로 가다오.
경쾌하고 조용조용히 한눈 팔지 말고
곧장 내 연인에게로 가다오.
그이는 다정한 사람이니
너를 소중히 대접하리라.

너는 슬픔에 차고 겁에 질렸던
비탄의 소식을 전해야 한다.
그러나 가는 길에 나쁜 자를 안 만나도록
부디부디 조심을 해라.
네가 앞길이 막혀 가지 못하면
나에게는 크나큰 불행이 되리라.
그이로부터 영영 떨어지게 되니까
그것이 나에게는 고민거리가 되어,
죽은 뒤에도 역시
눈물과 슬픔이 씨가 되리라.

노래여, 너는 알리라, 죽음이 나에게 닥쳐와
생명이 나를 저버리려 한다는 것을.
너는 알리라, 이 심장이 얼마나 세게 뛰고 있는가를.
온갖 감정의 기복 때문이다.
이제 내 몸은 너무나 쇠약해져
나는 괴로워할 수조차 없게 되었다.
네가 나에게 도움을 주겠다면
부탁하겠다.
너와 함께 내 영혼을 데려가 다오.
영혼이 이 심장을 빠져나왔을 때에.

아아, 노래여, 너의 우정을 두고 부탁하노라.
떨리는 이 영혼을 너에게 부탁한노라.
너와 더불어 이 불쌍하고 가엾은 영혼을
그 아름다운 이에게로 데려가 다오,
아아, 노래여, 만일 그이 앞에 간다면
탄식하며 그이에게 이렇게 전해다오.
'당신을 섬기는 이 영혼은
당신과 살기위해 왔습니다.
사랑의 신의 노예였던
그 사람에게서 떠나왔습니다.' 라고

슬픔에 차 눈물을 흘리다가 밖으로 나온 너,
어리둥절한 가냘픈 목소리여,
영혼을 싣고 이 노래를 실어
쓰라린 내 마음을 전하러 가다오.
너희들은 정다운 여인을 만나게 되리라.
그분은 얌전하고 영리한 분이므로
그분 앞에 가는 것은 언제나
너희들로선 기꺼운 일일 것이다.
그러니 너 영혼이여, 거룩한 그이를
언제까지나 사랑하고 존중해다오.

출처잊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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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피천득 수필

지난 사월, 춘천(春川)에 가려고 하다가 못 가고 말았다. 나는 성심(聖心) 여자 대학에 가 보고 싶었다. 그 학교에, 어느 가을 학기, 매주 한 번씩 출강(出講)한 일이 있었다. 힘드는 출강을 한 학기 하게 된 것은, 주 수녀님과 김 수녀님이 내 집에 오신 것에 대한 예의(禮儀)도 있었지만, 나에게는 사연(事緣)이 있었다.


수십 년 전, 내가 열 일곱 되던 봄, 나는 처음 도표(동경, 東京)에 간 일이 있다. 어떤 분의 소개(紹介)로 사회 교육가(社會敎育家) M 선생 댁에 유숙(留宿)을 하게 되었다. 시바쿠(지구, 芝區)에 있는 그 집에는 주인 내외와 어린 딸,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하녀도 서생(書生)도 없었다. 눈이 예쁘고 웃는 얼굴을 하는 아사코(조자, 朝子)는 처음부터 나를 오빠같이 따랐다. 아침에 낳았다고 아사코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고 하였다. 그 집 뜰에는 큰 나무들이 있었고, 일년초(一年草) 꽃도 많았다. 내가 간 이튿날 아침, 아사코는 스위이트 피이를 따다가 화병에 담아, 내가 쓰게 된 책상 위에 놓아 주었다. 스위이트 피이는 아사코같이 어리고 귀여운 꽃이라고 생각하였다.


성심 여학원 소학교 일 학년인 아사코는 어느 토요일 오후, 나와 같이 저희 학교에까지 산보(散步)를 갔었다. 유치원(幼稚園)부터 학부(學部)까지 있는 카톨릭 교육 기관으로 유명한 이 여학원은, 시내에 있으면서 큰 목장(牧場)까지 가지고 있었다. 아사코는 자기 신장을 열고, 교실에서 신는 하얀 운동화를 보여 주었다.


내가 도쿄를 떠나던 날 아침, 아사코는 내 목을 안고 내 빰에 입을 맞추고, 제가 쓰던 작은 손수건과 제가 끼던 작은 반지를 이별(離別)의 선물(膳物)로 주었다.


그 후, 십 년이 지나고 삼사 년이 더 지났다. 그 동안 나는, 국민 학교 일 학년 같은 예쁜 여자 아이를 보면 아사코 생각을 하였다.


내가 두 번째 도쿄에 갔던 것도 사월이었다. 도쿄역 가까운 데 여관(旅館)을 정하고 즉시 M 선생 댁을 찾아갔다. 아사코는 어느덧 청순(淸純)하고 세련(洗練)되어 보이는 영양(令孃)이 되어 있었다. 그 집 마당에 피어 있는 목련(木蓮)꽃과도 같이. 그 때, 그는 성심 여학원 영문과 3학년이었다. 나는 좀 서먹서먹했으나, 아사코는 나와의 재회(再會)를 기뻐하는 것 같았다. 아버지, 어머니가 가끔 내 말을 해서 나의 존재(存在)를 기억(記憶)하고 있었나 보다.


그 날도 토요일이었다. 저녁 먹기 전에 같이 산보를 나갔다. 그리고, 계획(計劃)하지 않은 발걸음은 성심 여학원 쪽으로 옮겨져 갔다. 캠퍼스를 두루 거닐다가 돌아올 무렵, 나는 아사코 신장은 어디 있느냐고 물어 보았다. 그는 무슨 말인가 하고 나를 쳐다보다가, 교실에는 구두를 벗지 않고 그냥 들어간다고 하였다. 그리고는, 갑자기 뛰어가서 그 날 잊어버리고 교실에 두고 온 우산을 가지고 왔다. 지금도 나는 여자 우산을 볼 때면, 연두색이 고왔던 그 우산을 연상(聯想)한다. '셸부르의 우산'이라는 영화를 내가 그렇게 좋아한 것도 아사코의 우산 때문인가 한다. 아사코와 나는 밤 늦게까지 문학 이야기를 하다가 가벼운 악수(握手)를 하고 헤어졌다. 새로 출판(出版)된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세월(歲月)'에 대해서도 이야기한 것 같다.


그 후 또 십여 년이 지났다. 그 동안 제 2차 세계 대전이 있었고, 우리 나라가 해방(解放)이 되고, 또 한국 전쟁이 있었다. 나는 어쩌다 아사코 생각을 하곤 했다. 결혼(結婚)은 하였을 것이요, 전쟁통에 어찌 되지나 았았나, 남편이 전사(戰死)하지나 않았나 하고 별별 생각을 다 하였다. 1954년, 처음 미국 가던 길에 나는 도쿄에 들러 M 선생 댁을 찾아갔다. 뜻밖에 그 동네가 고스란히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M 선생네는 아직도 그 집에 살고 있었다. 선생 내외분은 흥분(興奮)된 얼굴로 나를 맞이하였다. 그리고, 한국(韓國)이 독립(獨立)이 되어서 무엇보다고 잘 됐다고 치하(致賀)하였다. 아사코는 전쟁이 끝난 후, 맥아더 사령부(司令部)에서 번역(飜譯) 일을 하고 있다가, 거기서 만난 일본인 2세와 결혼을 하고 따로 나서 산다는 것이었다. 아사코가 전쟁 미망인(未亡人)이 되지 않은 것은 다행이었다. 그러나, 2세와 결혼하였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만나고 싶다고 그랬더니, 어머니가 아사코의 집으로 안내(案內)해 주었다.


뽀족 지붕에 뽀족 창문들이 있는 작은 집이었다. 이십여 년 전 내가 아사코에게 준 동화책 겉장에 있는 집도 이런 집이었다.


"아! 이쁜 집! 우리, 이담에 이런 집에서 같이 살아요."


아사코의 어린 목소리가 지금도 들린다.
십 년쯤 미리 전쟁이 나고 그만큼 일찍 한국이 독립되었더라면, 아사코의 말대로 우리는 같은 집에서 살 수 있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뾰족 창문들이 있는 집이 아니라도. 이런 부질없는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 집에 들어서자 마주친 것은 백합(百合)같이 시들어 가는 아사코의 얼굴이었다. '세월'이란 소설 이야기를 한 지 십 년이 더 지났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 싱싱하여야 할 젊은 나이다. 남편은 내가 상상한 것과 같이 일본 사람도 아니고 미국 사람도 아닌, 그리고 진주군(進駐軍) 장교(將校)라는 것을 뽐내는 사나이였다. 아사코와 나는 절을 몇 번씩 하고 악수도 없이 헤어졌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 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週末)에는 춘천에 갔다 오려 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景致)가 아름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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