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망에 별아를 만났다. 도서관에서  갑자기 가방에서 크고검고길고아름다운것을 꺼내주었다. 숯이다. 전혀 예상치 못한 물건을 받아서 당황했지만 고맙게 받았다. 냉장고에 넣으란다. 우리집 냉장고 조그매서 들어갈런지는 모르겠다. 근데 애가 쫌 이상해졌다. 대로로 나서 횡당보도에서 신호바뀌길 기다리는데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하더만 덜덜 떨면서 고개를 푹 숙인다. 사람들이 얼굴보는게 무섭다며 왠지 자기가 있으면 안될곳 같단다. 대인기피증 증세가 살짝보인다. 그래도 지가 지 이상한걸 알아서 다행이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니는 니한테 너무 엄격하다'는 말을 들었다. 세상에 나보다 남에게 엄격하고 나에게 관대한 사람이 어디있다고!!! 그말에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 하루였다. 나는 관대하다~

신중석식 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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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교기념일 모임 이후 금요일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었다. 12시에 4명이 모여서 구월산으로 출발- 구월산은 부산대학교에서 보면 바로 앞에 버티고 있는 산이다. 작년에 한번 간적이 있었기에 조금 여유었지만 초입의 조금만 방심하면 자전거가 뒤로 넘어질것 같은 정도의 급경사는 여전히 힘들었다. 임도를 오르고 힘들어 하고 조심조심 가끔은 속도를 내어 울퉁불퉁한 산길을 내려가기도 했다. 오늘 코스는 정상까지!

 끌바(자전거를 탈수 없는 지형에서 끌고 가는것)와 들바(자전거를 끌수도 없는 지형에서 들고 가는것)를 번갈아 하며 가파른 산길을 올랐다. 산림감시공익요원으로 근무하며 산길에는 나름 단련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랫만이라 그런지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래도 정상은 우리를 기다려주었고 결국 도착. 바람을 맞으며 속세를 좀 내려다 보다가 하산하기 시작했다..신나는 다운힐!! 이 아니라 이건 뭐..미친놈도 아니고 자전거를 타고 급경사길을 내려가기 시작한 순간 내가 왜 이런 비상식적인 짓을 하고 있는건지하고 살짝 회의가 들었지만 곧 생각할 여유는 사라졌다. 내가 가진 기량과 반사신경을 다 동원해서 등산로를 내려가는데 분명히 넘어질것 같은데  여기서는 넘어질것 같은 느낌인데 그러면서도 안넘지고 용케 균형을 잡으며 나무뿌리를 넘고 큰 돌을 피하고 어찌어찌 용케 내려갔다. 롤러코스터는 비교도 안되는 짜릿함.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약간 속도를 내다가 자갈밭에서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졌다. 장갑덕분에 손은 안다쳣고 왼쪽무릎이 살짝 까지고 오른쪽 정강이가 찍힌 정도라 다행이다. 그러게 까불면 안된대도.

점심으로 밀면을 먹고 약간 아쉬운 감에 학교를 한번 올랐다가 집에와서 씻었다. 이제 찬물로 샤워할수 있는 계절이다.
012
폰카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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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더 많이 가지면 행복할 수 있는 것일까, 더 조금 가지면 불행해지는걸까, 소유욕은 어디서 나타나는걸까. 나는 내가 가진 것들을 쉽게 남에게 줄 수 있을것이라 생각하면서도 막상 티끌하나도 내어주지 못한다.

 -"하게"라는 말을 쓰는 그녀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는것일까.

그러고보니 요 몇년간의 나는 치열했던적이 그렇게  없는것 같다. 빈둥거리는것은 열심이긴 했지만 그건 치열했다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빈둥거리는건 그냥 있는거다.

내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면 늘 하는 말이 "뭐해?"라는 말이다. 나는 빈둥거리고 있는데 상대는 무슨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기때문이다. 내가 "뭐 해?" 하면 그녀는 늘 특유의 억양으로 "그냥 있어" 라는 말을 했다.

그냥 있다.

그 말을 들으면 언제나 흐믓했다.

  -시험 2시간 30분뒤의 시험을 앞두고 누워서 느긋하게 음악을 듣고 있는 나는 어릴적의 나와 다를게 없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약간의 잡다한지식와 경험과 잔재주가 늘었을 뿐이다. 즐거움과 괴로움을 적당한 비율로 맛보며 살다가 다들 죽는거겠지. 나쁘지않다. 날마다 좋은날 되기를.

  -나는 망상이 많은 편인데 가만히 앉아있는 고양이를 보고 있으면 태연하게 입을 열어 인간의 말을 할것 같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그리고 그런 날이 머지잖아 올거라는 생각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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