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만화로 보는 중국고전 시리즈가 있다. 채지충이라는 유명한 대만 만화가가 그린것인데 요즘 정도로 약간 더운날이면 시원한 거실에 엎드려 조금씩 보고는 했다. 여러가지 인상깊은 내용들이 많은데 그중에 하나는 어떤 사람이 친구가 보고 싶어서 보름동안이나 배를 타고 장강을 거슬러 친구를 만나러 간 이야기다. 친구집  앞에 도착했지만 그 사람은 친구를 만나지 않고 다시 되돌아 가자고 뱃사공에게 말했다. 이를 궁금히 여긴 뱃사공이 어찌 이 먼길을 왔는데 얼굴도 보지 않고 가냐고 물어보자 '흥이 나서 왔다가 흥이 다해서 돌아가는것 뿐이라오' 하고 답했다는 이야기다. 처음 봤을때는 이게 무슨 뻘짓이냐고 돈아깝그르..하고 생각했는데 살다 보니 그 사람이 이해가 되더라.

경우가 좀 다르지만

몽골행 비행편을 알아보다가 갑자기 다 귀찮아져서 워크캠프 참가를 취소했다. 좀 더 일찍 5월쯤에 비행기예약을 할 생각이었으나 아는 사람이 있대서 그쪽만 믿고 마음놓고 있었는데 역시 내가 직접 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었다. 한달전에 성수기표를 예약하려니 골치아프다. 준비할것들에 대해서 손 놓고 있은 내가 잘못이다. 지금부터 준비해도 늦은건 아니지만 그 이전에 가고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신청할까말까 고민할때도 좀 그랬지만..

 결정적인 이유들은 아니지만 1.공부할것이 많다. 나 졸업하는거지.. 2.일련의 일들로 정신상태가 너덜너덜 해져서 즐겁게 있을수가 없다. 3.말도 안통하는 낯선땅에 대한 두려움 등 이 모든 핑계들을 다 합쳐서 '귀찮아서 취소' 라고 간단히 이유를 대자.

내가 어릴적부터 몽골에 가고 싶었던 이유는 질릴때까지 지평선과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보고싶어서였다. 가는 김에 봉사활동도 하려고 워캠을 신청했었다. 신청취소. 참가금의 50퍼센트는 반환되지 않습니다. 기부한셈 치자 좋은일에 쓰이기를-
 
그 넓은 땅이 어디로 가겠냐 별이 다 떨어지겠냐.. 다시 가고싶어지면 그때는 주저없이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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