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식이 발작했을때 나는 보통때의 반정도의 속도로 느리게 움직이고 두배로 길게 숨쉬고 반정도만 생각하며-책은 읽기 힘들다,TV는 반정도만 생각할때에는 유용하다-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누워서 불을 완전히 끄고 안경을 벗으니 눈을 감으나 뜨나 똑같은 칠흑이어서 -그것때문에천식이발작해-숨이 막힐것 같았다. 때마침 비내리는 소리가 들려와 다시 일어나 창을 반정도 닫고 초를 켜고 누우니 괜찮아졌다. 초는 아랫부분만 남아있던거라 금새 꺼졌는데 그때도 여전히 눈을 뜬것과 감은것의 차이는 몰랐지만 빗소리 덕에 완벽한 어두움을 제법 즐길수 있었다.
 
끊임없이 허물어져 갈수밖에 없는 거주지를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하는 여자들이 주인공인 꿈을 꿧는데 이건 자기전에 본 '무크타르 마이의 외침'이 영향을 준게 틀림없다.

'커피와 담배'에는 자기전에 마신 커피가 꿈을 더 빨리 꿀수 있게 해준다는 이야기가 두번이나 나온다. 생전 처음 듣는 이야기지만 믿고 싶다. 그런데 자기전에 마시면 잠이 잘 안올것 같다.

그리고 새벽에 갑자기 깨어서 쉴새없이 기침을 해대었다. 당황하지 않으려하고 일단 안경을 쓴 뒤 불을 켜고 벤토린을 찾는다. 숨을 한번 크게 내쉰뒤에 벤토린을 깊게 들이마신다. 하나..둘..셋..넷..다섯..여섯..일곱..여덟..아홉..열..약이 들게 속으로 열을 세며 숨을 꾹 참고 나면 진정된다. 이런때엔 정말 누가 옆에 있어줬으면 하는 기분이다. 잠시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베란다에서 더위를 피하던 고양이가 무슨일인가 하고 들어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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