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대학시절친구들을 만나 맛있는것 얻어먹고 웃고 떠들다가 늦게 집으로 오면서, 렌즈를 오래껴서 눈앞이 흐린 와중에..

누구나 자신만의 선을 긋고 그 속에서 살아간다. 어떤사람의 것은 그냥 땅바닥에 그은 단순한 선일수도 있고 어떤이의 것은 들여다 볼수도 없을만큼 높고 단단하고 겉을 치장해놓은 벽일수도 있다. 누구는 손바닥만한 선안에서 평생을 살아가기도 하고 지평선너머에까지 끝이 안보이는 선을 가진 사람도 있다. 선은 그사람의 살아온 것을 반영하는것이다. 인생에 좋고 나쁨이 있는가? 있다면 그것은 누가 평가하는것인가? 선에도 좋고 나쁨이 있는가?

하여튼 그런 것을 생각하고 나의 선을 생각했다. 어릴적에 나의 선은 부모님이나 학교가 그어준것이었다. 평범하지만 일반적으로 좋은편에 속한다고 말하는 선이다. 하지만 난 그 선이 심심하고 좁고 답답한것 같아서 마음에 드는 다른 선들을 골라 참고해 가며 조금씩 고치고 늘여나가기 시작했다. 벽은 높지도 낮지도 않게,장식은 좋아하는 것들로. 창은 최대한 많게, 문도 여러군대..하지만 아무리 깨끗하고 큰 창이라도 빛을 변색시키기 마련이더라.

어느날 벽을 없애 보았다. 선도 다 지워버렸다. 이제 마음속의 선에 한계는 없다. 생각의 끝이 한계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최소한의 선들은 남아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넘어서는 안되는 선, 그 선을 넘지 않는다면 나는 나를 존중하며 살아 갈수 있고, 언젠가 즐겁게 죽을수있다. 그런 선만 남아있다.

내가 적어놓고도 무슨소린지 잘 모르겠다만 어쨋든 앞으로도 남의 이목을 좀 덜 신경쓰고 허리와 가슴을 곧게 펴고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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