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 여러번 모임이 있었지만 번번히 일이있어서 못가다가 드디어 처음으로 같이 달렸다. 배가 고플거니까 모처럼 아침도 챙겨먹고 점심도 일하는 중에 먹어두고 일 마치자마자 나는듯이 집으로 가서 자전거복장으로 갈아입고 출발! 꽤 장거리였지만 여덟명이나 같이 달리고 또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선두에 서서 길에 대한 걱정이나 도로문제는 상대적으로 신경쓸일이 적어서 정신적으로 편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탄다고 자부해서 제일 뒤를 맡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앞사람이 바람막이가 되어주어서 혼자 달릴때보다 훨씬 쉽게 달릴수 있었다. 일렬로 주욱 늘어서 달리는 자전거들, 제일 뒤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좋았다. 가끔씩 아이들이 환호해줄테는 살짝 앞바퀴도 들어주고, 손도 흔들어주고, 야호-도 외쳐주고.. 같이 달리니 차도 무섭지 않았다. 몇개의 오르막을 넘고 슬슬 지쳐갈때쯤 바다 냄세가 난다 싶었더니 오른쪽에 바다가 슬쩍 보였다, 와아아- 곳곳에서 말려지고 있는김들, 잠깐 쉬면서 맡은 항구 특유의 냄세, 나에게 힘을 주는 양갱의 맛.간절곶에 도착했다. 그렇게 절경은 아니였지만 바다를 보는것 만으로로 좋아서 들떠서는 이런 저런 사진을 찍었다. 문제는 돌아오는길에 발생했다.양갱두개면 적당할줄 알았는데 턱없이 모자른 것이다. 자전거 탈때 먹어주는것을 잊었을때 느끼는 특유의 소리없이 찾아와서는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게 하는 공복감에 다들 힘들어 하는듯 했다. 결국 배고파-배고파- 노래를 부르면서(다른 사람들게 엄청난 민폐였을것 같다)도착! 간절하게 생각나던 순대국밥을 먹으며 정말 만족했다.



출발전,빨간두건이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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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화창한 날씨였다. 집에서 공부하는것은 날씨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았다. 가까운 산이라도 슬슬 가볼까 해서 엠티비샾에 들러서 쫄바지를 샀다. 산에 가본다고 하니 때마침 동호회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슬쩍 끼여서 갔다. 처음이라 조금 걱정되었지만 무난한 길로 가서 다행이었다.도중에 사람 한명 겨우 다닐정도로 좁고 경사가 심한 길을 내려오는건 무서워서 무리였지만, 적당한 내리막 틈틈히 있는 나무뿌리와 급경사들은 무서운 생각이 들기전에 이미 내려와 있어서 나름대로 즐기면서 산길을 달릴 수 있었다. 자세라던가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고 이야기도 하고 나누고 동호회의 분위기를 살피고.. 토요일2시마다 모여서 탄다는데 방학되면 몇번 끼여볼까 하고 생각중이다.


  도서관 일을 마치자마자 집으로 와서 급히 점심을 먹고 꾸려둔 짐을 체크했다. 꼭 필요한 것만 챙긴다고 했는데 나중에 보니 역시 23일 일정에는 필요 없는 것들이 많았다. 많이 닳은 앞브레이크를 자전거포에 들러 교체하고 부산대학 지하철역 옆길로 출발~

...
했으나 노포동에서 울산 가는 7번 국도를 잠깐 잃어버렸다. 무지 당황했지만 곧 정신을 차려 무사히 국도에 진입할 수 있었다.

역시나 국도는 자동차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시내도 마찬가지지만 자동차들은 국도를 자기들만의 것인 양 씽씽 달려댄다. 자전거 따위가 길가에 얼쩡거리고 있으면 빵빵거리기 일쑤이고, 내가 가는 도로변에는 차들이 튕겨 낸 돌 부스러기, 깨진 유리, 잊을 만 하면 보이는 차에 치인 동물들과 차에서 던진 쓰레기 투성이다.


별 수 있나..알아서 피해서 가야지.. 매연냄새를 잔뜩 맡으며 차들이 지나치며 내는 소음을 들으며 속으로 자동차위주의 교통체제에 욕을 해대며 열심히 페달을 밟다 보니 몸이 풀리고 점점 속력이 높아진다. 예전의 여행기억이 되살아나서 옆에 컨테이너 트럭이 지나가도 태연하다. 교외로 접어드니 어느새 차들은 줄어들어 있고 해서 여유를 조금 부린다. 이제 시작인데..

몇 개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지나니 울산이 보이려고 하는 참에 약간 큰 돌을 못 피했다. 제법 큰 소리가 났다 싶더니 역시 얼마 못 가 타이어에 바람이 빠진다. 귀찮게 뒷바퀴다. 바퀴를 빼서 튜브를 보니 뱀이 물었다. H자인 휠 이 튜브를 세게 찍으면 뱀이 문 것처럼 펑크가 두 개 생겨 Snake Bite라고 한다. 예전에는 펑크도 못 때웠지만 연습한 보람이 있다. 처음 때우는 거라 시간은 좀 걸리긴 했지만 그럴싸하게 처리하고 울산시가지를 멋지게 통과- 할 계획이었으나 시가지를 달리는데 이상하게 뭔가 가벼운 느낌이 들어 뒤를 보니....가방이 없다. 끈이 중간에 풀려서 떨어진 모양이다. 식은 땀을 흘리며 길을 거슬러 갔다. 다행히 얼마 안가 잘 쉬고 있는 가방을 찾았다. 출발이 2시라 늦어지면 울산에서 1박할 생각이었지만 괜한 생각이었다. 4 조금 넘어서 울산에 도착했으니.. 펑크 때운 게 조금 불안해서 울산의 자전거포에서 예비튜브를 하나 사두려고 했는데 큰 길가에는 자전거가게가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물어 물어 자전거포를 찾았으나 진짜 자전거''이다. 할아버지가 친구분하고 앉아 계신 그런 동네 자전거방. 엠티비 샾이 아닌..튜브도 싸구려밖에(하지만 가격은 싸지않다) 안 팔았지만 할 수 없이 하나 사뒀는데 뱀이 액땜을 했는지 그 뒤로 펑크는 없었다.

짐 묶은 게 시원찮았는지 지하차도 중간에서 가방이 또 떨어졌다. 지도 책을 가방바깥에 묶었었는데 생각을 못하고 급한 마음에 가방만 얼른 주워 메고 죽어라 달려 지하도를 통과해 나왔다. 좀 가다 보니 지도생각이 났는데 감히 돌아갈 엄두를 못 내었다. 짐은 언제나 확실하게 고정시켜야 한다.


경주에 도착해서 저녁을 먹을 계획이었지만 배가 너무 고팠다. 고프다는 말보다는 비어서 힘이 없다는 게 맞는 말이다. 자전거를 계속 타고 있다는 것은 곧 몸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라 수분과 연료보급을 계속 해줘야 한다. 배 안고프고 목 안 마르다고 해서 그냥 달리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탈진해버리게 된다. 그래서 하이드로백(물을 넣고 호스를 연결해서 언제든지 편하게 마실 수 있는 가방) 파워바나 파워젤(에너지 보충제)같은 좋은 게 있지만 비싸서-_- 물통에 틈틈이 물을 채우고, 마트에서 산 연양갱 대여섯 개와 육포를 챙겨왔는데 오늘 치 연양갱 두 개는 벌써 먹어치운지 오래였다. 어떡할까 고민하는데 때마침 기사식당이 보여서 멈춰 섰다.

레고 가지고 놀던 어릴 적엔 기사식당이 진짜로 騎士식당인줄 알았었다. 기사가 그 기사가 아니란 걸 알게된건 언제쯤인지는 모르겠지만 기사식당에서는 기사들이 밥을 먹고 있었다. 메뉴를 보고 순두부가 제일 싸서 먹고 싶어서 시켰다. 음식 나올 동안 밖에서 잠깐 몸을 풀고 쉬고 있던 기사님들께 사진 한 장 부탁했다. 경주까지 간다니까 그 중 젊어 보이는 사람이 태워준다고 했지만 괜찮다고 했다. 같이 길을 떠난 친구가 없으면 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친구라고 누가 말했었나..



정신없이

을 두그릇이나 먹어 치우고 다시 출발했다.


경주까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서쪽을 보니 해가 산 조금 위에 걸려있다. 저 해가 산 뒤로 숨으면 위험해진다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불안해졌다. 달리고달리고달리고달리고페달을밟고밟고또밟고쉬지도않고마음속의불안을몰아내려고민을쫓아내려나는여전히한없이약하다. 해가 산 뒤에 숨을 무렵 논 옆으로 낮은 기와지붕이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어째서인지 몇 번 와보지 않은 도시지만 집으로 가는 기분이 들어서 너무 즐거워져서 절로 웃음이 터져 나와 허허 웃으면서 달렸다.

가 보이자 경주에 왔다는 실감이 들고 약간 안심이 되었다.


잊을 수 없는 황혼은 어느새 어둠으로 바뀌어 깜박이를 헬멧에 달고 자전거에도 달고 가다가 카메라를 든 사람을 만났다. 인사를 하고 말을 붙여 시내 방향 길을 물어 보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걷다 보니 1학년 때 동아리MT때 왔던 곳이 보였다. 안압지였다. 사람이 많이 있길래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주말마다 음악회를 하는 거란다. 경주시민은 무료입장 관광객은 유료라는 말에 그냥 지나칠까 하다가 표를 끊고 들어가봤다. 다리도 풀 겸 둘러본 밤의 안압지는 5년 전의 낮과는 많이 달랐다. 주말 밤의 느긋함이 빛의 길에, 호수에, 사람들에게 배어 들어 있었다. 경주가 더 좋아지기 시작했다. 의자에 앉아 공연을 보고 있으니 약간 쌀쌀한 바람이 불어 와서 가지고 온 긴팔옷을 역시 챙기길 잘했다고 흐믓해하며 입었다.(이때 말고는 계속 짐이었다-_-)


공연을 좀 보다 겨우 잘 곳을 찾아갔다. 찜질방 목욕탕에서 씻고 빨래를 하고 몸을 계속 풀어주었다. 둘째 날이 제일 힘들기 때문이다. 일찍 자려고 했으나 수면실의 양 옆에 코를 많이 고는 사람이 있어서 힘들게 잠이 들었다.

주행시간 4시간37분
주행거리 99.18Km
평균속력 21.4Km
최고속력 5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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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밤에 비가왔고 일기예보는 오늘오전까지 내린다길래 걱정이 많았지만
다행히 아침에는 날이 개어서 약간 선선하면서도 화창한 딱 좋은 날씨가 되었다.
짐을 간단히 준비해놓고 출근했는데  약간의 불안감과 설레임으로 도서히
책이 머리에 안 들어온다.

출발이 늦으니 울산까지 일단 달려보고 시간이 남으면 가능한한 경주까지 갈 계획.
너무 늦으면 울산에서 1박. 경주에서의 자세한 일정은 없고 미리 알아둔 절 두개와
남산방면을 둘러볼것이다.

밥은 사먹고 잠은 찜질방이니까
짐은 조금만 꾸렸다. 다음엔 텐트와 침낭을 사서 야영헤야지.

옷은 입은것 포함해서 짧은걸로두벌 + 보온용긴상의
간단한 세면도구
카메라,현금과 카드,
물, 양갱과 육포
지도책(없더도 될것 같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키노의 여행 2권
휴대폰은 그냥 집에 놔두고 가기로 했고, 준이는 후배에게 부탁.


일마치고 점심먹고 출발이다.
다녀오면 무언가가 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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