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취침시간이 계속 늦어져서 일찍 자려고 낮에 운동도 조금 했지만 어쩐일인지 잠이 오지 않는다. 커피를 한잔 마시고 컴퓨터로 이것저것 하다 질려서 TV를 켜니 '레이'를 틀어주고 있다. 전부터 보려고 마음먹었던 영화라 반쯤 누워서 보는데 방송상태가 영 불량하다. 친구한테 뺏은 구닥다리 삼성텔레비젼이 문제를 일으킨것은 아니다. 어쨋든 화면 안나오는것은 이해해도 소리가 이상한건 용서할수 없다. 살짝 졸려와서 그대로 이불을 덮어쓰고 눈을 감았지만 정신은 다시 점점 맑아지기만한다.

속이 허하다. 어제 먹은것들을 생각한다. 카레라이스, 잼바른빵한조각, 닭가슴살끼운 빵 한조각, 레모네이드, 커피, 커피, 호두 몇알.

다 포기하고 옷을 챙겨입는다. 맥도날드로 가서 커피와 휘시버거를 주문한다. 맥도날드에서는 거의 휘시버거밖에 안먹었다. 그나마 뭘로 만들었는지 알수있고 먹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주문하고 나서야 만들기 시작해 따끈따끈한 경우가 많기때문이다. 미리 만들어놓은 휘시버거는 최악이다.

갓 튀겨낸 속이 들어있는 따뜻하고 부드럽고 조그마한 휘시버거다. 치즈도 들어있다. 언제나 소스가 좀 많은 느낌이 든다. 삼백칼로리는 가볍게 넘기는 것을 순식간에 뱃속으로 옮기고 지나치게 많은것 같은 커피를 홀짝이면서 전에 한번 읽다가 만 폭풍의 언덕을 읽는다. 도입부에 로크우드가 워더링하이츠에서 홀대받는 묘사는 다시 읽어도 읽어도 정말 웃기다.

눈이 지쳐서 다시 집으로 왔다. 안절부절 못하는 소리를 내며 나를 기다리던 고양이는 안심했는지 편안한 얼굴로 잠들었다. 양치질을 하며 안잔게 아니라 좀 일찍 일어난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책을 마저 읽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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