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대학교 제1도서관의 연장근무자들은 각 층마다 한명씩 있었다. 이용자가 적어 인원효율이 안좋다며 이번학기부터 예산절감차원에서 인원을 한명으로 줄였는데 그 한명이 나다. 어디에나 변화의 바람은 불어닥치기 마련인것이다. 처음에는 일을 어떻게 어느정도까지 해야 할지 감이 안 잡혔는데 (도서관의 그 누구도 혼자서 세개 층을 관리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모른다) 이제 일이 거의 틀에 잡혔다.
 
 저녁을 먹고 다섯시 오십분쯤 도착, 3층에서 학위논문실의 열쇠를 받아서 내려온뒤 양치질을 한다. 8시까지는 2층 예체능 자료관의 데스크를 지킨다. 누군가 3층 과학기술연속간행물실과 4층 과학기술단행본실에 문의사항이 있으면 전화를 통해 2층으로 연락하는 시스템으로 가자-고 의논은 했었지만 지금까지 딱 한명이 전화를 걸어왔었다. 3층에 있을때보다 물어보는 사람이 적은것 같다. 사람이 없으면 없는데로 이용자들은 어떻게든 알아서 해결하고 있는건지 아니면 지하철역이 되어버린 같은 도서관(부산의 대부분의 지하철역에는 역무원이 없다)에 대해 욕을 하고는 그냥 불편한채로 지내는건지 아니면 애초에 도서관에 기대하는 것이 없었던건지는 모르겠다.  학위논문 찾는 사람이 있으면 찾아주는 주거나 하는 등의 일이 언제 생길지 몰라 그냥 쉬거나 수업자료를 읽거나 노트 필기를 하거나 하면서 지낸다.

 8시가 되면 2층과3층의 보안점검표를 가지고 1층데스크로 가서 보안점검사인을 받고 반납된 책을 가져온다. 4층의 책이 제법 많은데 그것들을 임시서가에 꽃아두는것까지가 내 일이다. 책이 제법 많아서 삼십분정도 투자를 해야 하는 일이다.

 8시50분이되면 4층으로 가서 마칠준비를 한다. 학업에 열심인 사람들에게 마칠시간이 되었노라 나도 퇴근해야 하니 어서들 짐을 싸서 가주기 바란다오 하고 알리는 악역을 맡는다. 여기저기로 뛰어다니며 수십개의 의자를 밀어넣고, 사람들이 뽑아보고는 아무대나 놓고 간 책들과 책상위에 두고간 쓰레기들을 모은다. 복사기들과 컴퓨터들과 불을 끄고 문을 잠그면 도서관이 잠들 준비가 끝난다. 간단한 일이지만 최적화된 루트를 몰랐을때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이상의 일을 3층과 2층에서도 반복한다. 할 일이 많고 , 마칠 시간이 되어도 그냥 있는 사람들 때문에 언제나 늦게 마치게 된다. 사정이 이러하니 차라리 출근을 20분정도 늦추어 달라고 했으나 미적지근한 반응이다. 돈받는 만큼만 일하는게 원칙이라 페이스 조절을 하며 적당히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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