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민과 혁이네에 가서 치킨을 먹고 보드게임과 Wii를 하며 신나게 놀았다.무지 하기싫었던 어콰이어를 했는데 결과는 역시나 3등. 이런 머리쓰는 게임은 나한테 안 맞다. Wii는 닌텐도에서 새로 나온 게임기인데 컨트롤 장치를 직접 휘두르면 그걸 센서가 감지를 해서 게임을 진행할수 있다. 콘트롤러에 스피커가 붙어 있는등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어느새 몰입하게 된다. 야구, 볼링, 골프,테니스,복싱 등등 하나하나 해보다 보니 시간은 어느새 두시를 넘겼다. 다 재밌었지만 야구와 테니스가 제일 괜찮다. 홈런을 쳤을때는 정말 기뻐서 하이파이브를 할 정도였다.
 
  비가 내렸지만 봄날씨같이 따뜻해서 학교쪽 철조망을 따라 슬슬 걸어가는데 철조망 너머에서 시선이 느껴졌다. 흰색배과 회색등에 검은색 줄무늬의 큼직한 고양이가 가로등 불빛아래에서 식빵을 굽고 있었다. 식빵을 굽는다는 것은 다리를 모두 몸쪽으로 말아넣은채 다고곳이 앉은 고양이의 모습이 마치 자르기 전의 식빵과 비슷하다 해서 하는 부르는 말이다. 식빵은 큰 고양이가 구워야 제맛인데 이 고양이는 덩치가 준이보다 더 크고 미묘라 참 보기 좋았다. 철조망 너머이고 사람들 다니는 계단에서도 제법 떨어진 곳이라 방해받지 않는 장소라는것을 아는지 내가 눈을 한참이나 쳐다봐도 도망가지 않고 계속 나를 쳐다본다.  시선을 끌어보려고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벽뒤에 숨었다 나왔다 하니 식빵고양이의 고개도 달처럼 나를 따라온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다가 집으로 오니 준이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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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지, 고양이와 비교되는 것은 즐거운 일은 아니다. 특히 결점투성이 인간이 결점이 거의 없는 고양이과 동물에 비교 될 때는 말이다, 예를 들어 사람은 거짓말을 한다. 사실 사람은 항상 거짓말을 한다. 고양이는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사람은 나라를 위한답시고, 신을 위한답시고, 그 밖의 온갖 이유를 대서 기꺼이 다른 사람을 죽인다. 고속도로에서 깜박이를 안 켜고 내 차 앞에 끼어들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상대를 죽이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이다. 고양이도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고양이를 죽이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대체로 자기 털을 곧두세우고 공습경보를 울려대듯 야옹거리며 귀를 곧추세오는 것이 전부다. 이런 것도 자기 영역을 지키거나 음식을 보호하기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람들은 종종 잔인해지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의도적일 때도 있고, 자기도 모르게 그럴 때도 있다. 고양이가 사람 마음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라곤 혼자 있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힐 때뿐이다. 이런 행동은 고양이에게는 안도감을 주겠지만, 불완전한 인간에게는 거절당했다는 느낌을 주게 된다. 사람은 친구나 배우자, 상사, 심지어 안면만 있는 사람까지 그에게 인정받기 위해서라면 자신을 낮춘다. 반면 고양이는 그러한 감정적인 관계에 있어 상대적으로 독립적이다. 그 결과, 개인적인 친분과 애정 표시 같은 문제에 대해 고양이는 자연히 더 높은 윤리적 도덕적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 이 모든것을 고려할 때 고양이가 자신을 지배하고 있는 호모 사피엔스보다 더 우월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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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게더스라는 소설가이자,시나리오 작가,방송작가,책발행인겸 노튼의 전기작가 가 자신의 스코티쉬 폴드종 고양이 노튼에 대하여 쓴 3부작중 2부 '프로방스에 간 낭만고양이A Cat Abroad'중에서
1부 파리에 간 고양이 The Cat Who Went to Paris
2부 프로방스에 간 낭만 고양이 A Cat Abroad
3부 마지막 여행을 떠난 고양이 The Cat Who'll Live For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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