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에 강의내용으로도 강의외적으로도 비호감으로 악명높은 교수가 있다. 이 내가 등록금이 아깝다고 생각될 정도로 강의를 날로 먹고 그 외적으로는 수많은 쪼잔하고 치사한 무용담들로 학부생들 사이에 회자되는 그런 교수인데 작년인가 이번 겨울인가 헷갈리는데 어쨋든 학과졸업식때의 일이였다.

 피하고 싶었지만 어찌하다보니 그 교수와 얼굴을 정면으로 마주보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는데 콧구멍 바로 바로 아래에 뭔가 거뭇한게 제법 있다? 처음에는 콧수염인가 싶었는데 수염은 아니었다. 주의를 기울여 보니(내가왜!!내가왜!!) 그것들은 바로 콧털-_- 이었다. 그래 콧털. 겨울이니까 재채기하다 보면 어쩌다 한두가닥 빠져나올수도 있다. 그런데 저렇게 대량으로 콧털들이 자기영역을 벗어나려고 아우성인데 거울을 한번이라도 봤다면 모를수 있는것인가? 아아 콧털들이여. 너희는 그 존재를 나에게 너무나 선명히 각인지었구나.그 교수가 코로 숨을 쉴때마다 조금씩 흔들리는 콧털들을 보며 내가 한 생각은 당장 화장용품점에서 콧털소지가위를 사서 집에 두어야겠다는 생각뿐이였다. 그동안은 작은 가위로 적당히 해결했었는데 역시 끝이 몽특한 전용가위가 자극이 적다. 그리고 그 교수에게도 콧털가위를 선물하고 싶은 기분이 3초쯤 들었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착한 사람이 아니라서 그 뒤로 나는 그 교수의 얼굴을 되도록이면 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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