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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시즌이고 해서 몸도 풀 겸 당일치기로 어디론가 다녀오기로 했다. 때마침 청도 소싸움축제기간이라 청도를 선택했는대 그것이 비극의 시작일줄이야 누가알았으ㄹ...

샵에 들러 물통게이지를 달고 출발-
반팔이라 바람이 약간 쌀쌀한듯 했지만 볕이 따스해서 탈만했다. 슬슬 가다보니  와인터널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길래 들렀더니..




조명장식


이런 별천지가 나온다. 사용안하는 터널을 와인저장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청도에서 나는 감으로 만든 와인을 팔고 있었는데 마실만했다. 막힌 터널이라 내부는 습했다. 선선한 여름 저녁에 들어가서 한잔 마시면 꽤 괜찮을 듯 했다.
관련사이트http://www.gamwine.com/tunnel/t1.php



가는 길에 청도 소싸움축제에 들러서 한경기 보고 가려고 했으나 첫째날이라 그런지 차도 막히고 사람도 많고 결정적으로 입장료가 5,000원이라 발걸음을 돌렸다. 진주에 있을때는 소싸움 같은건 자전거타고 지나가는길에 잠시 들러서 한가하게 보곤해서 이런 분위기는 왠지 그랬다. 원래 장날에나 하고 했으니 이런 분위기가 당연하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소싸움은 그랬다.


청도는 한가했다. 원래 한가한 동네일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람들이 거진 소싸움을 보러가서 시내는 텅텅 비어 있었다. 시장에 들러서 국밥 한그릇 먹는데 국한그릇에 소주 한병 시켜놓고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좀 있었고, 좀있다가 온 아저씨는 소주한병을 시켜놓고는 카운터위에 술병을 놓고 마시면서 옆에 있는 식당의 험담을 했다. 옆집 식당 아주머니가 와서 드세게 항의하며 시끄러워 질때쯤에 나왔다.

역앞에서 감말랭이(곶감과 비슷하게 감을 말린것)를 한봉다리 사서 먹으면서 좀 둘러보는 중에 도서관 팻말이 보이길래 가보는길에 마트앞에서 자전거 여행자 두명이 보였다. 등에 커다란 배낭을 메고 이것저것 주렁주렁 메달고 피부가 뽀얀 모양새를 보니 초짜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니 군대전역하고 나서 정처없이 돌아보려고 한단다. 목적이 없는건 좋지만 준비는 좀 더 알아봤으면 좋았을걸.. 몸이 좀 더 고생하면 될일이긴 하지만 그들의 원활한 여정을 위해 빨리 짐받이를 살것을 권하고 생각나는대로 몇가지를 충고해 주었다.(짐을 최대한 줄이고, 안전이 제일 중요, 전라도가 둘러보기 좋다는 둥)오늘 출발해서 밀양까지 간다고 해서 순간 같이 가고 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참았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통성명을 하고 같이 갔겠지만 지금 그들과 나는 여행의 속도가 다르다. 조심해서 다니라고 하고 헤어졌다. 잠깐 마주친 사이지만 왜 그리 아쉬웠던지 두번이나 더 뒤돌아 보았다.

소싸움은 못찍었지만 청도에 있던 동상은 찍었다.


새로운 동반자


적당히 쉬다가 학교앞 분식점에서(무려 털보네 럭셔리 분식)핫도그를 하나 사먹었는데 초등학교때 가끔 먹었던 '켄터키 핫도그'맛이 났다. 종이 포장안에 싸여 있는걸 전자렌지에 돌리면 싸구려  소세지냄새와 고소한 빵냄세가 진하게 식욕을 돋우고.. 한입 먹으면 따끈하고 눅눅하고 약간 단 빵껍질이 부드러운..

귀여운 버스 정류장


딱히 더 돌아볼곳도 없어서 집으로 향했다. 역에서 받은 관광용 지도를 보고 갈길을 정한것이 오늘의 고생문이었다.  관광용 그림지도라 내가 선택한 지방도는 간략하게 그려져 있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갔다. 첫번째 오르막은 그럭저럭 힘내서 넘었다. 문제는 두번째였다. 지방도가 지방도인 이유는 길이 험하기 때문이다. 국도는 대부분 평지로 다니고 왠만하면 굴곡을 주거나 터널을 뚫지만 지방도는 그런거 없다.


사정없이 뻗은 오르막에 자전거를 좀 타다가 좀 걷다가 쉬다가의 반복이었다. 생각해보면 예전의 체력이였으면 힘들어도 그럭저럭 넘었을것 같은데 지금은 1년이나 쉬었고 기어도 높아서 고전했었다. 내리막길로 경사가 가파르기 마찬가지여서 브레이크 잡기 급했다.

내리막 뒤로는 별다른 일없이 봄을 느끼며 설렁설렁 집으로 왔다. 집에 오니 계속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서 잘먹고 잘 쉬고 싶었지만...컴퓨터를 손보느라 늦게 잤다. 몸이 흥분해서 잠이 안오기도 했다.





09.03.28 경산-청도
총주행거리 76.5km
주행시간 4시간 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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