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진주집에 갔을때 아버지께서 쓰시다가 장농속에 고이 모셔둔 소위 장농카메라를 가지고 왔었다. 예전에도 한번 다뤄보려고 시도를 했었지만 카메라에 대한 지식이 전무해서 두어롤 찍고 신통찮은 결과에 방치해뒀었는데, 약간 공부를 하고 난 후 새삼 필름카메라를 다뤄보고 싶어져서 이것저것 살펴보니 쓸만한 것 같아서였다. 표준렌즈라 렌즈도 밝고, 줌은 없지만 내가 더 움직이면 될것이고(브레송은 표준렌즈 하나만으로 작업을 했다는 것도 큰 요인) 좀 크고 무겁지만 그것도 마음에 들었다. 이 독일에서 만들어진 익숙하지 않은 메이커의 카메라에 대해서 궁금해져서 검색을 해보았다.
프락티카 MTL5b는 MTL50와 기본적으로 동일한 카메라입니다. 단, MTL50에는 미터정보가 LED로 표시됩니다. 1985년에 생산개시되었으며(두 카메라 모두), 통칭 프락티카 B시리즈로 불리는 베이오넷 마운트 모델들(MTL이 기계식 셔터인데 반해, 전자셔터를 채용하였으며, 당시 일본의 카메라회사들의 경향을 좇아, 금속제 대신 합성수지를 카메라외장으로 채택)과 동시에 생산되었읍니다.
프락티카 카메라를 생산하던 펜타콘 인민공사는 통독후 자본주의 시스템내에서의 독자 생존에 실패, 서독에 기반을 두고 있던 슈나이더 옵틱에 합병되었으며, 현재에도 프락티카 브랜드의 포인트 앤드 슛 카메라들과 망원경등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펜타콘의 의미는 펜타프리즘 콘탁스의 준말로서, 당시 서독으로 탈출한 짜이스 이콘사의 임원들이 서독에 짜이스 이콘사를 다시 설립하고 유명한 짜이스의 브랜드이던 콘탁스 카메라를 생산하게 되자, 동독의 짜이스 이콘과 상표권 소송에 휘말리게 됩니다. 결국 동독측이 서구에서 패소하게 되어, 콘탁스란 이름의 권리를 잃고 자사 카메라에 펜타콘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SLR을 생산하게 된것이 유래입니다. 어쨌든 서독에서 전전 짜이스의 이름을 이은것이 칼 짜이스 재단과 짜이스 이콘사라면, 동독에선 짜이스 이콘을 중심으로 합병하여 설립한 펜타콘 인민공사라고 할수 있습니다. 서독의 짜이스 이콘은 1972년 칼 짜이스 재단차원에서 카메라 제조사업의 철퇴를 결정, 회사가 사라지게 되고, 대신 칼 짜이스 재단은 렌즈의 제조와 디자인에 주력하여, 현재 세계굴지의 광학전문 기업군으로 자리잡게 된 초석을 마련하게 되고, 소송의 대상이 되기까지 했던 유명한 브랜드 이름 콘탁스는 일본의 야시카사에 인도 되어, 현재도 일본에서 콘탁스브랜드의 카메라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브랜드의 소유권은 칼 짜이스에 있습니다. 일본제 콘탁스의 사촌쯤이 프락티카라고 할수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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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던 필름을 힘들게 넣고 이것저것 한롤을 찍었는데 필름감을때 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필름이 끊어져버린것 같다. 거기다가 갑자기 상태가 안좋아서 카메라를 살짝 열어봐서 필름이 타 버렸다.
거기에서 크게 좌절하고 몇주정도 카메라를 방치해두다 어제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사진관에서 가서 몇장이라도 건질수 있는가하고 물어봤는데 안쪽의 것은 괜찮을지도 모른단다. 현상하고 괜찮은 것은 인화도 부탁했다. 노출계에 넣는 배터리도 사고,200감도의 필름도 한통 샀다.
결과물은 집에 있던 필름이 좀 오래되서 그런가 색이 전체적으로 조금 연한 느낌, 뚜껑을 열어서 부분적으로 탄것 같기도 하고, 결정적으로 초점이 잘 안맞았다. 조금 익숙해지면 괜찮아질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