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도 끝이 나고 자전거를 타지 않고 빈둥거려서 그런지 제법 더웠던 날, 몸도 풀어줄 겸 저녁에 자전거모임의 형과 간단히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여행이 끝난뒤라 내 기량이 향상된걸 알고 있었고, 오늘 코스는 내가 좋아하고 나름대로 잘 탄다고 자부하는 오르막길이라서 출발부터 신이나서는 달렸다.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지만 일단은 광안리까지 가서 상황을 보기로 했고 기세좋게 달려나가다가 차에 막혀서 잠시 형이 못따라와서 기다리다가 내리막에서 빨리 내려가는 형을 보고 따라가려고 속도를 내려는 순간,
발이 페달에서 미끄러지는것 같더니 균형을 잃었다. 발목이 자전거프레임에 끼인 기분이 들었다. 무릎을 바닥에 닿고 조금 끌리는가 싶더니 간신이 섰다. 도로변에 앉아서 신을 벗어보니 아스팔트에 갈려버린 무릎과, 10센티정도의 기어자국이 나 있는 조금 접지른듯한 발목에서는 피가 흘러내려서 흰 양말을 붉게 물들였다. 찰과상이야 조금 놔두면 났겠지만 발목이 어떨런지는 내일이 되어봐야 알수 있을것 같다.

여행 둘째날 경주역에서 지도를 얻고 출발할때 미끄러운 바닥과 짐때문에 살짝 넘어졌던 뒤로는 항상 조심하면서 달리자고 마음먹었기에 이제껏 사고 없이 달릴수 있었다. 여행이 끝나자말자 해이해져서 무리하게 달렸고 그 결과는 부상과 뒷부분 자전거손상으로 이어졌다. 아픈 발목으로 자전거를 타고 오며 계속 되뇌였다. 까불지말자. 까불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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