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날 학교의 부름을 받아 3시간 넘게 육체노동을 하고는 잠이 안오던 밤에
자전거 타시는 학교샘과 채팅으로 오전에 둘이서 대구대근처를 돌아보기로 했다. 

영남대에서 대구대까지는 15km정도 30분 조금 넘는 평지라 몸풀기 딱 좋은 거리다.
대구대근처에서 만나 음료수와 초코바를 하나씩 사고는 출발~
길아는 샘이 앞에서 나는 뒤에서 슬슬 가는데..앞차는 MTB고 나는 싸이클이라 안그래도 속도차이가 나는데 친절하게 앞에서 바람까지 막아줘서 설렁설렁 편하게 달릴수 있었다.
길은 한적한 시골길이였는데 느긋하게 달리기 좋았다. 
중간에 오르막이 딱 하나 있었는데 3분도 안걸려서 올라가는 길이었다.

새로산 고글을 끼고 탓는데 그리 어지럽지도 않고 내리막에서도 역광에서도 눈이 무척 편해서 만족했다.

점심을 먹고 헤어진뒤에 집에 돌아와서 시원하게 씻고 잠시 쉰다고 누웠는데 피곤했는지 다섯시간이나 잠들어버렸었다.
요즘 체력이 많이 떨어진게 확실하다. 주말마다 짧게라도 꼬박꼬박 타야겠다.

총주행거리 64.5km
총주행시간 3시간 10분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0614 운문사  (2) 2009.06.16
대구지역 자전거 코스  (0) 2009.06.11
고글 지름  (7) 2009.04.29
최고의 컨디션  (5) 2009.04.18
09.03.28 경산-청도 마실  (6) 2009.03.29


http://www.eyedaq.com/html/index.html?mu=com&mx=board_pview&db=1&bd=43&nid=21239

고글 질렀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눈은 막장오브막장 = 군대도 안(못)가는 신의눈 이라 아무데서나 못맞추고...
서울간김에 전설의 업체라고 일컫는 아이닥을 방문.

역시 고수라- 딱 보더니 내가 원하는 디자인을 골라주셨습니다.
사진찍고 매직으로 눈위치 표시하고..등등 여러가지 성의있게 봐주셔서 간 김에 일반안경도 하나 질렀다는건 엄마에겐 비밀.

이제 자전거 탈때 좀 편해지고 안전해질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안경은 여기서만 맞추게 될 것 같습니다.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구지역 자전거 코스  (0) 2009.06.11
090510 대구대 인근 라이딩  (1) 2009.05.11
최고의 컨디션  (5) 2009.04.18
09.03.28 경산-청도 마실  (6) 2009.03.29
빨강이와 노랑이  (5) 2008.05.12

시험기간이라 도서관은 토요일 개관을 했다. 평소에는 정장을 입고 일하지만 오늘은 편하게 입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했다. 집에서 학교까지는 15KM정도고 30분조금 넘게 걸린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해서 퇴근하고..기차역에 볼 일이 있어서 다녀왔다. 오늘 날씨는 거의 초여름 날씨라-1시간 30분 정도 자전거를 타고 나니 몸이 제법 달아올랐다.

집에 돌아와 보일러를 틀지 않고 샤워를 해 봤다. 운동으로 인해 감각이 예민해진 몸에 차가운 물이 쏟아져 내린다. 햇볕에 달아오은 피부가 식는다. 근육이 식는다. 1분만에 보일러를 켜지 않은 것을 후회하면서 비누칠을 하고 헹궜다.

적당한 운동으로 각성된 몸에 차가운 물로 정신까지 또렸해졌다. 눈이 밝아졌다. 코가 뚫렸다. 귀가 트였다. 입이 무거워졌다. 머리는 차지만 끊임없이 작동한다. 무엇이든 배우고 익힐 수 있을 것 같고, 누구와도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최고다.

그래서 좋아하는 중화요리가게에서 요리를 포장해와서 맥주와 함께 먹으며 웹서핑을 하고 있다능...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0510 대구대 인근 라이딩  (1) 2009.05.11
고글 지름  (7) 2009.04.29
09.03.28 경산-청도 마실  (6) 2009.03.29
빨강이와 노랑이  (5) 2008.05.12
부자모 금요라이딩  (0) 2007.05.18

모든 사진은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슬슬 시즌이고 해서 몸도 풀 겸 당일치기로 어디론가 다녀오기로 했다. 때마침 청도 소싸움축제기간이라 청도를 선택했는대 그것이 비극의 시작일줄이야 누가알았으ㄹ...

샵에 들러 물통게이지를 달고 출발-
반팔이라 바람이 약간 쌀쌀한듯 했지만 볕이 따스해서 탈만했다. 슬슬 가다보니  와인터널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길래 들렀더니..




조명장식


이런 별천지가 나온다. 사용안하는 터널을 와인저장고로 사용하고 있었다. 청도에서 나는 감으로 만든 와인을 팔고 있었는데 마실만했다. 막힌 터널이라 내부는 습했다. 선선한 여름 저녁에 들어가서 한잔 마시면 꽤 괜찮을 듯 했다.
관련사이트http://www.gamwine.com/tunnel/t1.php



가는 길에 청도 소싸움축제에 들러서 한경기 보고 가려고 했으나 첫째날이라 그런지 차도 막히고 사람도 많고 결정적으로 입장료가 5,000원이라 발걸음을 돌렸다. 진주에 있을때는 소싸움 같은건 자전거타고 지나가는길에 잠시 들러서 한가하게 보곤해서 이런 분위기는 왠지 그랬다. 원래 장날에나 하고 했으니 이런 분위기가 당연하겠지만 내가 기억하는 소싸움은 그랬다.


청도는 한가했다. 원래 한가한 동네일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사람들이 거진 소싸움을 보러가서 시내는 텅텅 비어 있었다. 시장에 들러서 국밥 한그릇 먹는데 국한그릇에 소주 한병 시켜놓고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이 좀 있었고, 좀있다가 온 아저씨는 소주한병을 시켜놓고는 카운터위에 술병을 놓고 마시면서 옆에 있는 식당의 험담을 했다. 옆집 식당 아주머니가 와서 드세게 항의하며 시끄러워 질때쯤에 나왔다.

역앞에서 감말랭이(곶감과 비슷하게 감을 말린것)를 한봉다리 사서 먹으면서 좀 둘러보는 중에 도서관 팻말이 보이길래 가보는길에 마트앞에서 자전거 여행자 두명이 보였다. 등에 커다란 배낭을 메고 이것저것 주렁주렁 메달고 피부가 뽀얀 모양새를 보니 초짜다. 어디에서 와서 어디까지 가냐고 물어보니 군대전역하고 나서 정처없이 돌아보려고 한단다. 목적이 없는건 좋지만 준비는 좀 더 알아봤으면 좋았을걸.. 몸이 좀 더 고생하면 될일이긴 하지만 그들의 원활한 여정을 위해 빨리 짐받이를 살것을 권하고 생각나는대로 몇가지를 충고해 주었다.(짐을 최대한 줄이고, 안전이 제일 중요, 전라도가 둘러보기 좋다는 둥)오늘 출발해서 밀양까지 간다고 해서 순간 같이 가고 가고 싶은 충동이 들었지만 참았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통성명을 하고 같이 갔겠지만 지금 그들과 나는 여행의 속도가 다르다. 조심해서 다니라고 하고 헤어졌다. 잠깐 마주친 사이지만 왜 그리 아쉬웠던지 두번이나 더 뒤돌아 보았다.

소싸움은 못찍었지만 청도에 있던 동상은 찍었다.


새로운 동반자


적당히 쉬다가 학교앞 분식점에서(무려 털보네 럭셔리 분식)핫도그를 하나 사먹었는데 초등학교때 가끔 먹었던 '켄터키 핫도그'맛이 났다. 종이 포장안에 싸여 있는걸 전자렌지에 돌리면 싸구려  소세지냄새와 고소한 빵냄세가 진하게 식욕을 돋우고.. 한입 먹으면 따끈하고 눅눅하고 약간 단 빵껍질이 부드러운..

귀여운 버스 정류장


딱히 더 돌아볼곳도 없어서 집으로 향했다. 역에서 받은 관광용 지도를 보고 갈길을 정한것이 오늘의 고생문이었다.  관광용 그림지도라 내가 선택한 지방도는 간략하게 그려져 있길래 그런가 보다 하고 갔다. 첫번째 오르막은 그럭저럭 힘내서 넘었다. 문제는 두번째였다. 지방도가 지방도인 이유는 길이 험하기 때문이다. 국도는 대부분 평지로 다니고 왠만하면 굴곡을 주거나 터널을 뚫지만 지방도는 그런거 없다.


사정없이 뻗은 오르막에 자전거를 좀 타다가 좀 걷다가 쉬다가의 반복이었다. 생각해보면 예전의 체력이였으면 힘들어도 그럭저럭 넘었을것 같은데 지금은 1년이나 쉬었고 기어도 높아서 고전했었다. 내리막길로 경사가 가파르기 마찬가지여서 브레이크 잡기 급했다.

내리막 뒤로는 별다른 일없이 봄을 느끼며 설렁설렁 집으로 왔다. 집에 오니 계속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서 잘먹고 잘 쉬고 싶었지만...컴퓨터를 손보느라 늦게 잤다. 몸이 흥분해서 잠이 안오기도 했다.





09.03.28 경산-청도
총주행거리 76.5km
주행시간 4시간 5분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글 지름  (7) 2009.04.29
최고의 컨디션  (5) 2009.04.18
빨강이와 노랑이  (5) 2008.05.12
부자모 금요라이딩  (0) 2007.05.18
산악자전거의 아버지, 게리 피셔를 만나다  (2) 2007.05.17
저번주 토욜엔 자전거방 가서 케이블 손을 보고
핸들각도와 안장을 조절했다.
한결 몸에 잘 맞는 느낌이다.


한시간가까이 자전거를 탓는데 간만에 몸을 움직여서 무척 좋았다.
살아있는 느낌.



토요일 일요일에 마리오네트와 난타 공연을 봤다.
잘 단련된 몸은 아름답다고 생각하면서
나도 다시 팔굽혀 펴기 정도는 열심히 하기로 했다.

난타는 TV에서 봤던것보다 연출이라던가 더 세련되게 발전이 있었지만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이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3.05.01 노동절 라이딩  (3) 2013.05.01
집에 가서  (0) 2011.02.05
새자전거 시승기  (1) 2008.10.14
Yeah~ 간만에 공중부양  (3) 2008.09.17
자전거 도난2  (5) 2008.03.18
간만에 타는 로드바이크(흔히 싸이클) 거기다가 생활용이 아닌 본격 로드바이크라 적응이 잘 안되었다.

손가락만 굵기의 밋밋한 타이어는 정말 미끄러지는듯한 주행감을 느끼게 하지만!

서스펜션이 없으니 나쁜 도로사정에서 충격이 그대로- 전해진다.
딱딱하고 좁은 안장은 그것을 가중시키는 역할을 한다.

브레이크가 MTB의 그것처럼 끊어지듯이 잡히지 않아서 살짝 불안- 생각보다 MTB에 더 길들여졌나부다.

로드바이크라 역시 평지를 달릴때는 최고- 살짝 밟았는데 40키로가 그냥 넘는다.
하지만 오르막이 나오면 어떨까? 급경사에서는 ㄷㄷㄷ

손꾸락하나로 변속버튼과-브레이크를 같이 다룰수 있는거 무지 편하구나.

몸좀 만들고 클릿신발사서 적응하고 팔공산 업힐코스 마스터 하는거다?


'이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에 가서  (0) 2011.02.05
자전거 정비 그외  (0) 2008.11.10
Yeah~ 간만에 공중부양  (3) 2008.09.17
자전거 도난2  (5) 2008.03.18
다녀오겠습니다  (1) 2007.08.13

내일까지 반드시 처리해야 하는게 있어서 늦게까지 열심히 워드 치다가
도서관 문닫을 시간되어서 주섬주섬 챙겨서 자전거 타고 집에 얼릉가야지 하는
생각에 페달을 좀 밟았는데
가로등이 닿지 않는 어두운 곳에서
차도와 인도의 경계에서

나는
                                   
                             았 ~
          날 ~                              다~


그리고는 순식간에 충격과 함께 온몸으로 거친 보도블럭을 느꼇다.

늘 다니던 길이라 보도블럭 턱이 없는 줄 알고 속도를 안 줄였는데
어두워서 턱이 살짝 있는곳에 걸렸나보다. 자전거는 그대로 몸은 앞으로
철푸덕 이라는 소리가 나도 이상하지 않을 자세로 낙법,
정신이 번쩍 들고
팔꿈치가 화끈하다.

오랫만에 바닥와 랑데뷰한 결과는 역시 부끄러움이라 재빨리 일어서서 제일 먼저 걱정한것은

1.안경은! 괜찮고
2.자전거는!!! 멀쩡해 보인다.
3.서류가방! 윽 바닥에 좀 갈렸겠는걸
4.옷 찢어진거 아냐! 팔 걷어올리고 있어서 괜찮다.
5.아 피난다...옷에 피묻은거 아냐..


집에와서 보니 뭐 팔꿈치 좀 갈아서 고름 좀 나고 손가락 부분에 피가 좀 많이 나지만 뼈는 괜찮고 청바지라 하반신은 안전하고 이정도야 늘 있는 사고라서 다행이다~!(어쩐지 기쁨)

에 결론은 언제나 방심하지 말고 안전운행합시다.





 

'이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전거 정비 그외  (0) 2008.11.10
새자전거 시승기  (1) 2008.10.14
자전거 도난2  (5) 2008.03.18
다녀오겠습니다  (1) 2007.08.13
2006.12.17 부산대자전거모임 업힐대회 사진  (7) 2007.01.08
사용자 삽입 이미지


취직하고나니 돈은 생겼지만 자전거 탈 시간은 없고, 출퇴근때 노랑이타면 바지에 체인기름 묻는다는 핑계로 중고가 참한게 나왔길래 결국 덥썩 지르고 만 스트라이다- 접어서 버스에도 실을수있고고 도서관에 끌고 들어가서 구석에 숨겨두기에는 최고지만 오르막만 나오면 후덜덜인것은 인정해야겠다. 노랑이가 조그매도 댄싱이 가능해서 부산대 업힐도 가능하지만 스트라이다는 고무밸트 끊어질까봐 차마 그러지는 못하고 오르막이 나오면 지그재그로 힘들게 올라간다.

 어쨋든 중고로 샀지만 저 플라스틱 동그란 판때기 조금 깨어진것 말고는 상태 좋아서 만족

플러스 정장입고타면 그야말로 간지폭팔이라 대만족입니당-하고 염장을 질러봅니다.
하지만  40마논 넘게 주고 새거 사는건 좀 그렇다. 중고로 23만원정도면 딱 좋을 정도의 물건이다. 그돈이면 중고엠티비를 하나 사는게 훨 낫지염.

이제 다음은 로드바이크다! 입문용 푸른색으로 사서 파랑이라고 이름붙이면 딱이겠구만.한여름에 로드바이크타고 오르막을 헉헉대며 올라갈 생각에 벌써부터 설레는 나는 변태-
하지만 더이상 현관에 자전거 세울 자리가 없어 OTL. 집 사야되려나..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최고의 컨디션  (5) 2009.04.18
09.03.28 경산-청도 마실  (6) 2009.03.29
부자모 금요라이딩  (0) 2007.05.18
산악자전거의 아버지, 게리 피셔를 만나다  (2) 2007.05.17
질렀다!!!  (3) 2007.04.10
추억을 가득담고 어디로 갔는가.
이제 정말 연이 다하였는가.

'이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자전거 시승기  (1) 2008.10.14
Yeah~ 간만에 공중부양  (3) 2008.09.17
다녀오겠습니다  (1) 2007.08.13
2006.12.17 부산대자전거모임 업힐대회 사진  (7) 2007.01.08
돌아온 자전거  (6) 2007.01.03
   를 걱정하며 잠들었는데 다행히 아침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집근처 식당에서 밥을 사먹고 경주를 향해 출발. 부산에서 경주까지는 몇 번이나 가본 코스라 지도도 필요 없다. 부산에서 양산을 거쳐 언양을 통해 경주까지 가는 길은 거리가 80km 정도, 오르막도 10분 내외의 짧은 것 두 개 뿐인 평탄한 길이라서 첫날코스로는 제격이다. 비만 안온다면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양의 초등학교 벤치에 누워서

양산으로 넘어가는 오르막입구에 도착하니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작년과 똑같다. 짐에 방수조치-준비해간쓰레기봉투에싸맨다-를 한 뒤 속으로 욕을 해가며 올라가기 시작했다. 내려갈때는 전부 흠뻑 젖어서 질퍽질퍽해졌다. 비는 우리를 따라왔다. 비가 쉬고 조금 날씨가 좋아져서 좀 쉬었다 갈라치면 어김없이 내리기 시작했다. 초등학교에서 밥을 해먹고 나서도 그랬고 짬짬이 쉴 때도 그랬다. 북쪽으로 도망쳤던 우리는 결국 경주에서 비에 따라잡혔다.

 비를 맞고 달려 젖은 날은 찜질방에서 잘 쉬는게 좋다. 경주에 도착하니 시간이 제법 일러서 첫날은 무리하면 안좋음에도 불구하고 -일정이 빠듯하고, 의외로 지용이가 잘 달리고, 비때문에 관광은 포기, 이왕 젖은것 경주에서 포항까지는 얼마 안 되- 하는 이유로 좀 더 달려서 포항에서 묵기로 했다.

 비가 좀 멎었다 싶어서 탈해릉에서 양갱을 먹으며 쉬었다가 출발했다. 그리고 20분 뒤부터는 폭우속에서 옆에 트럭이 한대 지나갈때마다 말 그대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물을 뒤집어 쓰는 사태가 연이어 발생했다. 이미 길로 나서서 돌아가기도 그런 위치. 낙장불입을 생각하며 내가 수영을 하는건지 자전거를 타는건지 구분하려고 노력했다. 긍정적인 사고를 잃지 않으려고 했다. 시원한것이 찌르는 듯한 땡볕에서 땀을 한말씩 흘리는 것보다 낫지않은가-아마 땡볕이었다면 적어도 비맞는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할것이다.

자전거 여행을 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무섭지 않냐고 물어본다.
무섭다. 차에 치여 내장을 드러낸체 길바닥에 누워있는 생명들을 볼때마다 나도 조금만 실수하면 저렇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펑크가 무섭다. 국도가 무섭다. 짐을 수십톤씩 싣고 질주하는 트럭이 그 풍압에 나를 휘청거리게 하는게 무섭다. 운전자들의 시야를 흐리게 하고 바퀴를 미끄러트리는 비가 무섭다. 60킬로로 달리게 해주지만 돌 하나만 잘못 밟으면 공중부양을 체험하게 해줄 내리막이 무섭다. 집에 있었으면 사고확률도 낮고 편했을 것을. 나는 왜 나섰을까.

뒤에 누군가 따라오고 있다는 생각이 나의 반을 지탱했다. 혼자였다면 절대로 달릴수 없었던 시간들을 지나 포항에 도착했다. 비는 멎어있었다. ㅅㅂ 물어물어 찜질방을 찾고 어디에나 있는 여행자들의 친구 김밥천국에서 저녁을 먹었다. 씻고 빨래를 하고 일기예보를 봤지만 내일 날씨를 걱정하며 힘들게 잠들었다.

'이륜일기 > 070813-19 바람쐬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떠나기전에  (0) 2007.08.25

 기상청은 언제나처럼 사상최악의 더위가 올것이라 했지만 장마가 일찍 와서 늦게가고 그 뒤로도 자주 비가 내려서 여름같지 않은 여름이었다. 몽골행을 취소하고 한자공부에 7월 한달을 다 바친 뒤, 슬슬 더워지려는 8월은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읽으며 지내다 조용히 여름을 넘기겠구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떠나고 싶은 마음은 고양이처럼-언제왔는가 눈치채지 못하게 조용히- 다가와 나를 감쌋다. 작년에 가지 못했던 동해안이 아쉬워서일까, 여행간다는 친구에게 같이가자고 연락하고 고양이를 맡아줄 후배를 포섭하고 부족한 장비몇가지를 사고 코스를 정하고 등등 모든준비들을 하루저녁사이에 해치웠다. 남은것은 친구가 부산으로 오는것과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었다. 코스는 부산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서 적당히 내륙을 타고 내려오는 코스. 정말 별 생각없었다. 그저 바람을 맞으며 달릴수만 있다면 즐겁게 달릴수 있다는 좋겠다는 생각말고는.



덧.작년 여행기는 결국 쓰지 못했는데 혹시 기대하셨던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을 올립니다. 언젠가는 쓰겠습니다. 일단 저번주의 이야기 부터 잊어버리기 전에-
    다이어트 하러자아를 찾아 잠시 떠납니다-
작년에 못갔던 동해안을 따라 올라갔다가 적당히 내려올 생각입니다.

'이륜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Yeah~ 간만에 공중부양  (3) 2008.09.17
자전거 도난2  (5) 2008.03.18
2006.12.17 부산대자전거모임 업힐대회 사진  (7) 2007.01.08
돌아온 자전거  (6) 2007.01.03
자전거도난  (4) 2006.10.30
    개교기념일 모임 이후 금요일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었다. 12시에 4명이 모여서 구월산으로 출발- 구월산은 부산대학교에서 보면 바로 앞에 버티고 있는 산이다. 작년에 한번 간적이 있었기에 조금 여유었지만 초입의 조금만 방심하면 자전거가 뒤로 넘어질것 같은 정도의 급경사는 여전히 힘들었다. 임도를 오르고 힘들어 하고 조심조심 가끔은 속도를 내어 울퉁불퉁한 산길을 내려가기도 했다. 오늘 코스는 정상까지!

 끌바(자전거를 탈수 없는 지형에서 끌고 가는것)와 들바(자전거를 끌수도 없는 지형에서 들고 가는것)를 번갈아 하며 가파른 산길을 올랐다. 산림감시공익요원으로 근무하며 산길에는 나름 단련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랫만이라 그런지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래도 정상은 우리를 기다려주었고 결국 도착. 바람을 맞으며 속세를 좀 내려다 보다가 하산하기 시작했다..신나는 다운힐!! 이 아니라 이건 뭐..미친놈도 아니고 자전거를 타고 급경사길을 내려가기 시작한 순간 내가 왜 이런 비상식적인 짓을 하고 있는건지하고 살짝 회의가 들었지만 곧 생각할 여유는 사라졌다. 내가 가진 기량과 반사신경을 다 동원해서 등산로를 내려가는데 분명히 넘어질것 같은데  여기서는 넘어질것 같은 느낌인데 그러면서도 안넘지고 용케 균형을 잡으며 나무뿌리를 넘고 큰 돌을 피하고 어찌어찌 용케 내려갔다. 롤러코스터는 비교도 안되는 짜릿함.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약간 속도를 내다가 자갈밭에서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졌다. 장갑덕분에 손은 안다쳣고 왼쪽무릎이 살짝 까지고 오른쪽 정강이가 찍힌 정도라 다행이다. 그러게 까불면 안된대도.

점심으로 밀면을 먹고 약간 아쉬운 감에 학교를 한번 올랐다가 집에와서 씻었다. 이제 찬물로 샤워할수 있는 계절이다.
012
폰카로 찍은 사진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09.03.28 경산-청도 마실  (6) 2009.03.29
빨강이와 노랑이  (5) 2008.05.12
산악자전거의 아버지, 게리 피셔를 만나다  (2) 2007.05.17
질렀다!!!  (3) 2007.04.10
새 자전거  (8) 2006.12.16
   MTB의 탄생과 보급

사용자 삽입 이미지

Gary Fisher and Clark Natwick challenging Golden Gate Park’s log barricades in this December, 1975 event, just a week before the 1st ever US CycloCross Championships in Berkeley’sTilden Park. Photo by: Ray Stafford


5월14일 2시에 단골가게인 부산대학앞 자이언트 대리점에 바로 그(!) 게리 피셔가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 일정은 서울과 대구만 가는것이었는데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회먹으러 부산까지 왔다고 한다. 1시 좀 넘어서부터 가서 소일거리러 한자를 외우며 기다렸지만 시간이 되어도 오지 않는 게리피셔. 좀 늦어진단다. 세시가 되어도 오지 않아서 가게앞에서 부자모 사람들과 분명 자전거를 타고 오느라 늦는거라는등 영양가없는 농담을 하고 있는데 다가오는 검은 밴! 그분이 오셨다!!!

차에서 내린 그에게 "굿 애프터 눈~"하고 인사를 건네고 악수를 했는데 참 크고 따뜻하더라- 홍보가 덜 되어서 10명 내외의 조촐한 인원이 그를 기다렸다. 가게 안으로 가서 기념 촬영도 하고 티셔츠에 사인도 받았다. 뭔가 말을 더 건네보고 싶었는데 뻘쭘한 분위기를 깰 수가 없었다. 그를 계속 보고 있으니 이상하게 설레여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이 사람은 어째 또 산에서 자전거를 탈 생각을 다 했을꼬.. 자전거에 사인을 받았다. 그의 이름이 붙은 메이커의 자전거는 아니지만 산에서 달릴수 있는것이라면 다 그의 자식이 아닐까.

엠티비샾 짐꾼 형의 말대로 '모두가 즐거웠던 때'였다.

012345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빨강이와 노랑이  (5) 2008.05.12
부자모 금요라이딩  (0) 2007.05.18
질렀다!!!  (3) 2007.04.10
새 자전거  (8) 2006.12.16
06.09.10 부자모 간절곶 마실  (1) 2006.09.26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려하고 강렬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프라이멀 져지의 07년도 신상품! 이지만 뮤지션 시리즈는 얌전합니다.
다른 제품들을 보면 해골이 춤을 추고 번개가 내려치고 뭐 그런데.. 노틸러스에 샘플로 온 물건이 싸게 나왔고 자전거 색에 잘 맞을거 같아서 냉콤.. 살거 다사고 과연 몽골행 비행기값을 모을수 있을것인가;;

'이륜일기 > 바람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자모 금요라이딩  (0) 2007.05.18
산악자전거의 아버지, 게리 피셔를 만나다  (2) 2007.05.17
새 자전거  (8) 2006.12.16
06.09.10 부자모 간절곶 마실  (1) 2006.09.26
자전거 수리기념 해운대  (0) 2006.09.03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