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일찍 잠들어서 그런지 새벽에 잠이 깻다. 다시 잠들려고 노력했지만 아무래도 잠이 오지 않아 침대주변에 동생이 깔아둔 내 낡은 니트위에서 자고 있는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이런저런 생각을했다. 열심히 생각한것 같은데 잠깐 존 사이에 생각한 것들은 꿈과 함께 뒤섞여 잊혀졌다. 자세가 불편해서 다시 깨었고 날은 점점 밝아왔다. 약간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고 진양호로 향했다. 자전거로 가는것은 겨우 두번째라서 제법 힘들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쉽게 도착했다. 호수를 보며 이제는 물에 잠겨버린 상가건물들과 유람선선착장을, 그 상가에서 같이 놀던 이제는 연락할 길이 없는 소꿉친구를 회상했다. 진양호를 내려와서 다시 근처를 살짝 돌아보는데 다리가 점점 풀려서 힘이 더 솟아났다. 준비따위는 필요없이 그냥 이대로 자전거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버린다면 전부 어떻게든 잘 될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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