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부터 오른쪽아래 사랑니 부근이 욱신거리더만 이제 좀 나아지는 참이다. 밥먹기 귀찮을때 자전거타기를 핑계로 사재기 해 둔 양갱을 먹고나서 양치질을 꼼꼼히 안해서 그런게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다. 원래 사랑니 쪽은 양치질할때 칫솔이 잘 안 닿는 부분이니까 하며 변명도 한다. 내 사랑니는 참 웃기다. 다른곳에는 하나도 안 나면서 오른쪽 아래에만 조금 솟아나 있다. 2003년 여름에 처음 난 뒤로 매년 여름마다 조금씩 자라는것 같은데(여름에만 조금 아프다가 일주일 내로 낫는다)아직까지도 다 안 자랐다. 그것도 이름값을 하는지 연애사에 좋지않은 일이 생길때만 아프다. 어릴적부터 이 하나는 튼튼한게 자랑이라 아직까지 치과에 간적은 한번도 없다. 영구치가 날때에도 혼자 손으로 다 뽑았는데 놀이 삼아서 조금씩 흔들어 뽑았던것 같다. 뽑은 이들은 어떤 책에서 본 대로 다음 이가 잘 나라고 전부 지붕위에 던졌다. 어릴적에 살던 아파트가 5층짜리 아파트의 꼭대기층이었는데 옛날 아파트라 지붕이 낮아서 베란다에서 아파트 옥상위로 던질 수가 있었다. 치과에 간 적은 없지만 스케일링과 치석제거를 받은적은 있다. 알음알음 아는 사람이 치기공실습을 해야하는데 실습할 사람이 없다고 해서 스케일링을 받고 밥도 얻어먹은것이다. 별로 아프지는 않았지만 무언가로 이를 긁어내는 느낌, 마치고 나서  제법 시렸던 이의 느낌, 불소때문에 모래를 씹는것 같은 느낌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래도 누군가가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나의 치아를 위해서 정성을 들이고 있다는 것은 굉장히 기분좋았다. 최근에 읽은 '연애소설 읽는 노인'의 주인공 안토니오 호세 볼리바르 프로아뇨는 내기로 멀쩡한 이를(만약 치료를 했다면) 뽑았다. 이를 뽑으며 아프다는 소리를 내지 않은 대가로 챙긴 내기돈의 반은 치과의사에게 치료비로 주었고 둘은 친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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