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국딩시절- 지금과 같은 사교육 광풍은 없었지만 속셈학원이나 피아노, 미술학원 태권도장 하나정도씩은 다니는 분위기였다. 나도 위에 언급된 4종세트를 다 다녀봤지만 왜 다녀야 하는 지는 몰랐고, 학원보다는 아파트 놀이터나 문방구앞에 친구들이 더 많아서 이동네 저동네 애들과 함께 모여 노는것이 좋았다.

이야기를 좀 하자면

피아노 학원은 어머니 친구분께서 하셔서 다녔는데, 다 그렇듯이 어린이 바이엘을 쳤다. 나는 겨우 상권 중간부분에서 나의 재능없음을 깨닫고 체르니 치는 애들을 부러워하면서 점점 피아노 학원을 빼먹고 오락실을 다니다가 학원을 관뒀다. 겨울날 학원 난로에 쥐포 구워먹고 귤까먹었던 기억만 난다.

태권도장은 동네 애들이 많이 가서 갔었던 같은데 초록띠에 태극3장까지 하다가 남보다 운동신경이 둔한것을 깨닫고는 점점 도장가는 빈도가 줄어들다 관뒀던것 같다.
 
미술학원은 어머니께서 하시던 학원이 집 앞에 있어서 좀 다녔는데 역시 금새 관뒀다.

그리고 속셈학원, 내 기억에는 국딩2학년때부터 다녔던것 같다. 아직도 학원위치랑 구조가 어렴풋이 생각난다. 그때는 주산을 함께 가르쳤었는데 조금 재미있어 하다가 금새 질렸던것 같다. 속셈학원에 다니던 시절에 가장 기억에 남는것은 문제를 풀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문제가 안 풀려서, 그게 너무 분해서 몇번이나 학원에서 울었던 기억이다. 그 뒤에 수학경시대회에 나가서 우수상인가 해서 커다란 트로피를 하나 받아온 적이 있는데 나는 내가 산수/수학을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그 상을 전혀 자랑스러워 하지 않았다.

그 뒤로 중1때까지는 그럭저럭 산수/수학에서는 그렇게 큰 문제가 없었던것 같는데 어느 순간 수학은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과목이 되어있었다. 방정식, 미분 적분, 무한대, 도형 등 수학의 여러 개념들을 배우는것은 전부 흥미롭고 재밌었다. 문제는 공식이었다. 문제를 풀때 공식을 그냥 외워버려서 쓰면 되는건데 머리도 좋지 않은 주제에 공식을 이해하기 전에는 이 공식을 쓰지 않을테다 하고 뻗댔으니 어느순간 진도를 못 따라잡게 되고- 진도를 못 따라잡으니 이해 못하는 부분이 늘고- 수학 성적은 점점떨어지고- 성적이 떨어지니 흥미를 잃는 악순환이 계속 되었다.

내가 잘했던 과목-국어,영어,사회-과 못했던 과목-수학,국사,프랑스어,예체능전반은 그런 부분에서 차이가 났덨것 같다.
흥미가 있고 그나마 이해가 빨랐던 과목은 이해가 안되면 외워버리거나했는데-
그게 안되는 과목은 지례 포기를 했던 것이 문제였다. 그렇게 깊은 수준이 아니니 꾸준히 시간만 투자했었으면 평균이상은 했을 것이다.

재능이 있는 분야에서 어느정도 수준까지 하기는 쉽다.
문제는 재능이 부족한 분야와 어느정도수준 그 다음 단계이다.
장기간 꾸준한 노력을 투입해야 수준이 높아지는데 재능이 부족하면 초기진입장벽이 높다.
재능이 있는 분야에서도 끊임없이 노력을 투입해야 하는데 어느정도 수준이 되면 거기서 멈추기 쉽다.
내가 끈기가 좀 많았다면 지금쯤 간단한 반주정도는 넣어서 피아노를 쳤을것이고
간단한 프랑스어 독해와 회화가 가능하고-
어쩌면 좀 더 나은 대학을 갔거나-
태권도 단증을 딴게 계기가 되어 지금쯤 쓸만한 운동신경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게임은 밤새면서 했지만....-_- 후회가 조금 되지만 지나간 일이니 어쩔수 없다.

좀 늦었지만 깨달아 합기도를 시작했다. 무언가를 꾸준히 한 결과가 보고 싶은 것이다.

아 일본어 공부도 해야 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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