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렸다. 일을 마치고 비를 맞으며 집으로 가는 길은 나무에서 떨어진 꽃으로 덮여있었다. 숲냄새와 비냄새를 맡으며 내려가는데 길이 참 이쁘다는 생각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할수가 없었다. 꽃길이 끝나가는 곳에서  지금 나는 가진것은 별로 없지만 모든것을 다 가지고 있다고, 이렇게 살아있어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인스턴트 커피 한잔 말고는 아무것도 먹은게 없어서 허기가 졌지만 머리속은 되려 맑아져서 식욕이 일지 않았다. 하지만 토요일에는 언제나 쉬던 카레가게가 문을 열었다는것을 기억해낸 순간 발길은 절로 그쪽으로 향하는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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