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이용자user라는 용어에 대해서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용자라는 용어는 말 그대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인데, 이 용어는 도서관이 도서관을 찾는 불튿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 공간일 뿐이라는 뉘앙스를 느끼게한다. 다시 말해, 도서관의 관리적 측면이 강조될 뿐 서비스의 질이라는 면은 그다지 반영하지 못하는 개념인 것이다. 미국의 문헌정보학자 피터 허넌Peter Hernon과 앨런 알트먼Alan Altman은 기존의 도서관 실무와 문헌정보학 문헌에서 사용해오던 'users'또는 'patrons'라는 용어 대신 '고객customer'이라는 용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최근 저서에서 도서관의 이용자도 고객임을 역설한다.

많은 도서관들이 고객들을 무시해 왔다. 이는 도서관의 고객들을 마치 버스 안에서 운전기사가 틀어놓은 음악을 아무런 불평도 못하고 들을 수밖에 없는 승객처럼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 사서를 지망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도서와 정보를 연결시켜 주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바로 그러한 생각이 서비스 품질의 토대가 된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시간이 지나면서 전문직들은 콩알을 세는 것과 같은일에 얽매여 장서가 몇 권이며 대출이 얼마나 되었는가에 몰두하고 있다. … 여기에서 규정하는 고객이란 도서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개인, 또는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거나 그렇지 않은 특정 자료를 필요로 하는 개인을 말한다. 그러나 고객들은 도서관이 자신들에게 말해주거나 말해주기까지 자신들의 기대가 비현실적이거나 비합리적인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도서관의 핵심서비스와 주변서비스를 구분하고, 도서관이 제공하지 않는 서비스를 명시하고 홍보해야 하는 도서관 관리자의 역할을상기시키고 있다. 이것은 또한 그러한 결정사항을 지역사회에 알리고 심지어 고객들의지지를 얻을 필요가 있다는 점을 나타낸다.

이와 같은 논리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보며, 이용자 중심적 서비스를 펼치고자 하는 한국의 대학도서관에서도 진지하게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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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웅, 한국의 대학도서관 조직개발에 관한 연구(한국도서관·정보학회지 제34권 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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