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교기념일 모임 이후 금요일모임에 참석하기로 했었다. 12시에 4명이 모여서 구월산으로 출발- 구월산은 부산대학교에서 보면 바로 앞에 버티고 있는 산이다. 작년에 한번 간적이 있었기에 조금 여유었지만 초입의 조금만 방심하면 자전거가 뒤로 넘어질것 같은 정도의 급경사는 여전히 힘들었다. 임도를 오르고 힘들어 하고 조심조심 가끔은 속도를 내어 울퉁불퉁한 산길을 내려가기도 했다. 오늘 코스는 정상까지!

 끌바(자전거를 탈수 없는 지형에서 끌고 가는것)와 들바(자전거를 끌수도 없는 지형에서 들고 가는것)를 번갈아 하며 가파른 산길을 올랐다. 산림감시공익요원으로 근무하며 산길에는 나름 단련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오랫만이라 그런지 다리가 후들거렸다. 그래도 정상은 우리를 기다려주었고 결국 도착. 바람을 맞으며 속세를 좀 내려다 보다가 하산하기 시작했다..신나는 다운힐!! 이 아니라 이건 뭐..미친놈도 아니고 자전거를 타고 급경사길을 내려가기 시작한 순간 내가 왜 이런 비상식적인 짓을 하고 있는건지하고 살짝 회의가 들었지만 곧 생각할 여유는 사라졌다. 내가 가진 기량과 반사신경을 다 동원해서 등산로를 내려가는데 분명히 넘어질것 같은데  여기서는 넘어질것 같은 느낌인데 그러면서도 안넘지고 용케 균형을 잡으며 나무뿌리를 넘고 큰 돌을 피하고 어찌어찌 용케 내려갔다. 롤러코스터는 비교도 안되는 짜릿함.

임도를 따라 내려가면서 약간 속도를 내다가 자갈밭에서 미끄러져 앞으로 넘어졌다. 장갑덕분에 손은 안다쳣고 왼쪽무릎이 살짝 까지고 오른쪽 정강이가 찍힌 정도라 다행이다. 그러게 까불면 안된대도.

점심으로 밀면을 먹고 약간 아쉬운 감에 학교를 한번 올랐다가 집에와서 씻었다. 이제 찬물로 샤워할수 있는 계절이다.
012
폰카로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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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때까지만 해도 1위였으나 10초후에 줄줄이 추월당함


기말고사 마지막시험 전날의 작은 이벤트.
시합할때 내려준 눈덕분에 몇일간 천식으로 고생. 그래도 첫눈을 맞으며 자전거를 타는것은 기분좋았고 오랫만에 자전거동지들을 만나서 무척 유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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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쯤 자전거를 지하철에 태워 남포동으로 향했다. 먹은것은 나쵸 몇조각 뿐이라 정신이 멍했었다. 지하철역에 내려 뭘 할까하고 고민하다 슬쩍 번화가를 돌아봤는데 새로 생겼다는 크리스피 크림이 보여서 먹어볼까 하고 줄을 섰더니 시식해보라며 하나 준다. 따끈하고 달짝지근한게 맛있어서 더즌을 살까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짐이 얼마나 많아 질지 몰라서 관뒀다.

 보수동 책방골목으로 가서 고로케를 두개 사먹었다. 다섯개에 이천원 하나에 사백원하는(다섯개에 이천원이면 보통은 하나에 오백원에 판다) 맛있는 고로케는 요즘세상에 흔치 않은것이다. 서점에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일리아드,짜라투스투라는 이렇게 말했다, 실용 아랍어회화 를 고르니 만원이라 하셨다. 만원에서 팔백원을 빼면 구천이백원이 되고 그것이 지갑속의 전부였다. 돈이 좀 모자라 아랍어회화책을 빼려고 하니 그냥 구천원에 주신댄다. 책을 사고 돈을 찾으러 갈 생각이여서 조금 미안했다. 눈이올것 같이 날씨가 흐렸는데 눈송이가 한 십분동안 조금 날리다가 말았다.

 국제시장에 들러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나물모듬과 두부한모를 사고 환공어묵을 이천원치 샀다. 매운맛,새우살,도미살,오징어 등등 여러가지가 종류가 있었다. 이천원친데도 잔뜩 담아준다. 부산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입품 상가를 돌며 MRE를 찾았다.요즘 물건이 잘 안나와서 하나에 사천원까지 값을 부른다. 옆가게로 가니 역시 하나에 사천원이라 말을 꺼내는데 세개 만원에 달라고 하니 잠깐 생각을 하다 세개 만원에 합의. 국제시장은 뭔가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일본어도 곧잘 들려오고, 가게 주인들도 왠지 모르게 눈매가 날카로워서 가게에 들릴때마다 움찔-하게 만든다.

 책과 카메라와 반찬과 MRE로 가방이 가득차고 약간 따뜻하던 날씨는 쌀쌀해졌지만 모처럼 자전거를 가지고 온김에 여기저기 둘러봤다. 태종대까지 가볼까 생각했지만 영도다리를 건너며 그 생각은 자전거를 휘청이게 만드는 엄청난 바람에 날려갔다. 사진을 찍는데 비니가 벗겨질뻔했다. 추위에 이를 떨며 되돌아가는데 사람이 갑자기 자전거 앞에 나타나 브레이크를 세개 잡았다.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뒷 브레이크 레버가 끊어졌다. 자전거방에 들러서 수리를 받았다. 레버한쪽과 케이블 교환, 만원. 브레이크는 잘 안듣고, 오르막길에서는 무지 힘들고 작은 주제에 그렇게 가볍지도 않은 자전거지만 다루기 쉽고,지하철에도 실을수 있고, 타고 다니면 사람들의 시선을 빼앗는 노랗고 작은 자전거가 나는 정말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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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번짱을 맡아서 사람들 모으고 코스도 정했다. 참여인원을 늘리려고 평탄한코스에 시간도 넉넉하게 잡았는데 모인 멤버는 부자모의 최정예 멤버! 코스변경-기장 고개를 넘어서 가라- 다들 잘 달린다~

전에 행동식이 너무 부족해서 고생했던것을 감안하고 여행때의 경험도 살려 좀 과하다 싶을정도로 식량을 샀지만 역시나 나중에는 하나도 안 남았다. 뒷풀이는 부닭모답게 역시 맥주와 치킨~!
주행거리 85.6km
최고속력 58.5km
주행시간 4시간46분


다함께 한눈팔기

맘에 드는 사진

혼자서도 한눈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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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자전거를 사면서 구에게 주었던 싸이클을 진주에 있는동안의 여행준비훈련를 위해 받았다. 공익근무시절 2년 2개월 동안 왕복 30킬로미터 정도의 거리를 비오는 날, 너무 추운 날, 피곤한 날, 귀찮은 날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전거로 출퇴근했다. 이렇게 쓰고 보니 몇 일 되지 않는것 같지만 넘어가도록 하자. 제법 힘든 운동이고 또 산림감시 공익근무요원의 일은 육체노동이 많은지라 공익근무를 마칠 무렵에는 살이 제법 빠졌고 아직까지 살은 다시 안붙고 있다.

  내가 틈만 나면 노후를 보내기에 이상적인 곳이라고 예찬하는 진주의 가장 멋진점은 역시 중심번화가(그냥 '시내'라고 부른다) 한가운데를 멋지게 가로지르는 남강과 시내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특히 우리집에서는 자전거로 10분밖에 안걸리는) 진양호이다. 멋진 호수와 강이 이렇게 거주지 가까이에 있는 도시는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진주는 면적자체만 본다면 서울보다 더 크지만 농촌지역이 많아서 중심번화가는 하나밖에 없다.

  바쁜 아침, 도시락과 책이 든 가방을 짐판에 묶고 강가의 반듯한 자전거 도로를 달려서 출근했다. 봄에는 꽃, 여름에는 아침나절의 선선한 바람, 늦가을에는 강의 물안개, 겨울에는 쌀쌀한 바람과 함께 마음에 드는 노래를 들으면서 달렸다. 버스를 타면 제법 돌아가는 곳이고 밀리니까 자전거로 가는것이 더 빠르다. 출근해서는 일이 있으면 일을 하고 일이 없을때는 책을 읽거나 낮잠을 자거나 하다 마치고 나면 다시 즐겁게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여유로운 공익근무였던것이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적어봐야겠다.

  Sonic(자전거이름)은 오래되고 관리를 안해서 상태가 더 안 좋았다. 더럽고 녹이 슬었고 어디선가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는것은 둘째치고, 뒷바퀴가 많이 휘어서 브레이크에 자꾸 닿는게 결정적으로 나빳다. 쫄바지와 져지를 입고 물통을 자전거에 꽃고 간단한것들은 져지뒷주머니에 넣고 달렸다. 예전보다 체력도 좋아지고 복장도 갖추고 했으니까  힘들이지 않고 더 빠르게 목적지까지 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불안한 브레이크때문에 자전거를 믿지 못해서 속도도 잘 낼수가 없었고 전보다 별로 체력이 좋아지지 않은것을 체감했다. 테크닉은 지금이 더 낫겠지만 30킬로를 출퇴근 하다가 지금은 그 반도 타지 않으니 당연한 결과이다.

  경상대학교에서 예전에 짧은 자전거여행을 같이 떠났던 친구를 만나서 술을 마시고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졌다. 돌아오며 어둑한 강변을 달리는데 몸이 조금 풀려서 그런지 페달이 가벼웠다. 슬슬 달려가는데 앞에 자전거여행객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보여서 반가워서 말을 붙여보았다. 강원도 원주에서 출발해서 서해안을 따라 내려온 뒤 제주도에 갔다 온 총각들인데 캠핑할만한 장소를 찾고 있다고 한다. 캠핑은 강변에서 하면 되지만 강변에 식수대가 없어서 윗쪽 강변공원의 인라인장으로 데려주었다. 화장실에서 적당히 씻고 식수도 구할수 있겠지. 진주의 수도물은 그냥 마셔도 될 정도라고 자랑을 했다. 집에 와서 여행자들이 말해주었던 다음 까페에 들러서 사진을 보았다.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산에서 학교를 다니면서 나름대로 해운대는 자주 가봤지만 자전거로 가는것은 처음이라 약간 설레였다. 밤의 차도는 그렇게 반갑지 않지만 단체로 가니 역시 든든했다. 해운대 도착해서는 계단타기를 연습했다. 2-3계단정도는 내려올수 있었는데 5계단 이상은 위에서 보면 꽤 무서워서 시도할 엄두를 못 내었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듣고 시범을 보고 한번 내려와보니 의외로 수월했다. 입으로는 무서워-무서워-를 외치면서.. 대여섯번 정도 계단을 타거나니 두려움이 조금 사라졌다. 돌아오는 도중에 작은 고개길을 넘었다. 혼자서 넘었다면 힘들었을 길이였겠지만 앞에 가는 사람이 있고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도 있으니까 힘든줄도 몰랐다. 뒷풀이는 맥주와 치킨이였다. 자전거 탄 후의 맥주와 치킨(혹은 소시지나 스파게티). 역시 최고의 조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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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여러번 모임이 있었지만 번번히 일이있어서 못가다가 드디어 처음으로 같이 달렸다. 배가 고플거니까 모처럼 아침도 챙겨먹고 점심도 일하는 중에 먹어두고 일 마치자마자 나는듯이 집으로 가서 자전거복장으로 갈아입고 출발! 꽤 장거리였지만 여덟명이나 같이 달리고 또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선두에 서서 길에 대한 걱정이나 도로문제는 상대적으로 신경쓸일이 적어서 정신적으로 편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탄다고 자부해서 제일 뒤를 맡았는데 결과적으로는 앞사람이 바람막이가 되어주어서 혼자 달릴때보다 훨씬 쉽게 달릴수 있었다. 일렬로 주욱 늘어서 달리는 자전거들, 제일 뒤에서 보기만 해도 기분좋았다. 가끔씩 아이들이 환호해줄테는 살짝 앞바퀴도 들어주고, 손도 흔들어주고, 야호-도 외쳐주고.. 같이 달리니 차도 무섭지 않았다. 몇개의 오르막을 넘고 슬슬 지쳐갈때쯤 바다 냄세가 난다 싶었더니 오른쪽에 바다가 슬쩍 보였다, 와아아- 곳곳에서 말려지고 있는김들, 잠깐 쉬면서 맡은 항구 특유의 냄세, 나에게 힘을 주는 양갱의 맛.간절곶에 도착했다. 그렇게 절경은 아니였지만 바다를 보는것 만으로로 좋아서 들떠서는 이런 저런 사진을 찍었다. 문제는 돌아오는길에 발생했다.양갱두개면 적당할줄 알았는데 턱없이 모자른 것이다. 자전거 탈때 먹어주는것을 잊었을때 느끼는 특유의 소리없이 찾아와서는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게 하는 공복감에 다들 힘들어 하는듯 했다. 결국 배고파-배고파- 노래를 부르면서(다른 사람들게 엄청난 민폐였을것 같다)도착! 간절하게 생각나던 순대국밥을 먹으며 정말 만족했다.



출발전,빨간두건이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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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화창한 날씨였다. 집에서 공부하는것은 날씨에 대한 예의가 아닌것 같았다. 가까운 산이라도 슬슬 가볼까 해서 엠티비샾에 들러서 쫄바지를 샀다. 산에 가본다고 하니 때마침 동호회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슬쩍 끼여서 갔다. 처음이라 조금 걱정되었지만 무난한 길로 가서 다행이었다.도중에 사람 한명 겨우 다닐정도로 좁고 경사가 심한 길을 내려오는건 무서워서 무리였지만, 적당한 내리막 틈틈히 있는 나무뿌리와 급경사들은 무서운 생각이 들기전에 이미 내려와 있어서 나름대로 즐기면서 산길을 달릴 수 있었다. 자세라던가 이런저런 것들을 물어보고 이야기도 하고 나누고 동호회의 분위기를 살피고.. 토요일2시마다 모여서 탄다는데 방학되면 몇번 끼여볼까 하고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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